제63화
송지후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큰돈을 부치면서도 주화영이 이유를 말하지 않으니, 감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송지성은 못내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옆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아내를 바라봤다.
“됐어. 딸도 이제 다 컸는데, 자기 생각이 있는 거지. 괜히 눌러봤자 소용없어. 지후 말대로 김씨 집안이 그렇게까지 형편없는 것도 아니잖아.”
기억 속의 김태하는 풍채도 좋고 인물도 출중했다. 그런 사윗감이라면 충분히 흡족한 편이었다.
이쯤 되자 연희수도 더는 말이 없었다. 대신 아들의 혼사가 떠올라 화제를 돌렸다.
“지후야, 너는 지난번 그 아가씨랑 어떻게 됐니?”
송지후의 입술이 굳었다. 또 왜 그에게로 화살이 튀는 건가 싶어 난감하기만 했다.
“어머니...”
그 반응에 연희수는 속이 터졌다.
“너희 남매는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속만 썩이니.”
아들은 그동안 몇 번 선을 보긴 했지만 모조리 흐지부지 끝나 버렸고 정작 어떤 여자를 원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딸은 한참은 눈치 없이 굴더니 이제 와서는 김씨 집안에 매달리고 있으니 속이 터질 노릇이었다.
“됐어. 애들도 이제 다 컸는데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거지. 당신이 평생 붙들고 살 수는 없는 거야.”
속으로는 ‘여자는 머리카락은 길어도 식견은 짧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송지성은 끝내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연희수는 할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남편의 굳은 낯빛에 결국 꾹꾹 삼켜버렸다. 자식들이 아무리 컸다 해도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어린애일 뿐인데...
한편, 송하은은 제법 재주가 있었다. 그녀는 주화영의 환심을 사는 데 능숙해, 이미 반쯤은 며느리 대접을 받고 있었다.
이날도 주화영은 송하은과 김은서를 데리고 백화점에 나섰다. 그러더니 굳이 송하은에게 원피스를 사주겠다며 권했다.
“하은아, 이건 받아야지. 안 그러면 아줌마 섭섭해.”
송하은은 난감해하며 손사래를 쳤다.
“아주머니, 이건 너무 값비싼 거예요. 제가 받을 수 없어요.”
“얘도 참, 네가 아줌마한테 뭘 해줬는데. 이거 안 받으면 아줌마 진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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