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1층은 유럽식 연회장이었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이였다. 홀에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춤을 추며 즐겼으며 또 어떤 이들은 술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린 몇몇 사람들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곧 친구들에게 방금 들어온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어느 집안의 딸인지 속삭이며 묻기 시작했다.
서하영은 하이힐이 영 불편해 소파에 앉자마자 다시는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성희연은 그녀가 단것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는 온갖 종류의 디저트를 하나씩 가져와 큰 접시에 담아 놓았고 칵테일 두 잔까지 함께 올려놓았다.
점심시간 내내 메이크업을 하느라 허기가 져 있던 서하영은 주저하지 않고 음식을 집어 먹었고 금세 접시의 절반을 비웠다.
마치 먹기 위해 온 사람처럼 열심히 배를 채웠으며 다른 이들의 이상한 시선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거의 다 먹어갈 즈음, 칵테일 잔을 잡으려 손을 뻗는 순간 흰색 구두에 회색 체크무늬 조끼를 입은 남자가 그녀 앞에 서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어려 보였고 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짐 없이 빗어 넘긴 채 살짝 올라간 눈꼬리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러다 시선이 마주치자 스스로 매력적이라 여기는 듯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였다.
“아가씨, 여기 잠시 앉아도 괜찮을까요?”
주변에는 빈자리가 충분했기에 그가 굳이 서하영에게 다가온 건 분명한 의도였다.
서하영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안 됩니다.”
남자는 순간 멍해졌다가 다시 느끼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아가씨, 너무 경계하지 마세요. 혼자 외로워 보이셔서 잠시 같이 앉으려는 것뿐입니다.”
“저는 외롭지 않아서요.”
서하영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남자가 다른 핑계를 찾아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씨 가문 따님을 쫓아다닌다던 소문이 자자하던데 이번엔 또 여기서 꼬리를 치고 있네요. 서도아 아가씨가 상대를 안 해주던가요?”
이승훈은 화들짝 고개를 돌렸고 성희연을 보자마자 당황한 듯 억지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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