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서호철과 고옥순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영이 왔어?”
여러 번 이름이 오가는 걸 들은 서하영은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보았다. 안으로 들어온 여자는 키가 크고 베이지색 슈트 안에 와인색 롱 드레스를 받쳐 입고 있었다. 얼굴은 아름다웠지만 분위기는 차가웠고 눈꼬리에는 오만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
서씨 가문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외모가 빼어났다.
서주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작은엄마, 안녕하세요.”
“아이고, 우리 집 보배가 드디어 왔구나. 아침 내내 네 할아버지랑 네 이야기만 했단다.”
고옥순은 서주영을 끌어안고 위아래로 훑어보며 간절하고 자애로운 눈빛을 보냈다.
셋째 며느리 하민숙은 곁눈질로 남편을 흘겨보며 서호철과 고옥순이 서주영만 편애한다고 넌지시 비꼬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서주영은 가문 안에서 가장 뛰어난 아이였으니까.
그녀는 어릴 적부터 총명하고 재능이 남달랐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모두 최고 등급 자격증을 따냈고 전액 장학금을 받아 세계 명문대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에는 세계적인 재벌 그룹에 들어가 대표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서씨 가문의 얼굴이자 자랑이었다.
어쩌면 장차 모두가 이 장녀에게 아첨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몰랐다.
첫째 며느리 차시은이 웃으며 말했다.
“주영이는 늘 가족들을 보고 싶어 했는데 일이 너무 바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임성 그룹에서 일하면 당연히 힘들겠지. 그래도 우리 주영이 너무 고생해선 안 돼.”
고옥순은 안타까운 듯 미간을 찌푸리며 외쳤다.
“영은아, 보양죽 다 끓였니? 어서 주영이에게 한 그릇 가져다줘.”
“네, 네!”
진영은은 조심스럽게 하얀 그릇을 들고 와 기쁜 듯 말했다.
“아가씨가 오신다기에 일찍부터 끓여 두었습니다.”
서주영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한편, 소파 쪽에서는 서하영과 서지호, 임주현이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때 막 들어선 서진철의 눈에 그 장면이 들어왔고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도아랑 도아 엄마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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