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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안신혜는 세수를 마치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며칠 동안 특별한 일정이 없으니, 마음 편히 아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귀한 여유가 찾아온 날이었다. 식당 안. 강아름은 이미 양진성과 함께 상아빛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작은 손에 숟가락을 꼭 쥔 채 서툴게 죽을 휘젓고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안신혜가 들어서자 아름이는 입에 죽을 물고도 또렷하게 외쳤다. “이모! 좋은 아침이에요!” 아침 햇살처럼 환한 아이의 미소를 보는 순간, 안신혜의 마음도 따스하게 밝아졌다. “아름이, 좋은 아침.” 하지만 웃음이 채 번지기도 전에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 식탁 맨 윗자리에 앉은 한 남자의 존재만으로 공기는 단번에 달라졌다. 강준혁이었다. 깊게 각진 얼굴 위로 차갑고 무심한 기운이 흘렀고 시선은 안신혜에게 향하지 않았다. 안신혜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강준혁은 아무렇지 않게 커피잔을 들었다. 맞춤 수트 속 셔츠 소매는 단정히 접혀 있었고 드러난 팔에서는 탄탄한 힘이 느껴졌다. 사소한 손동작 하나까지도 자연스레 품격이 흘러나왔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완벽했다. 안신혜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이라도 발걸음을 돌려야 할 것만 같았다. ‘강준혁이... 왜 여기 있는 거야?’ 며칠째 아침 식사 자리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던 사람이었다. 안신혜는 지금이라도 돌아서야 할지,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강준혁은 이미 여러 번 경고했었다. 그 앞에 나타나는 순간, 어떤 결과가 찾아와도 온전히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안신혜가 머뭇거리는 사이, 아름이는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짧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며 달려와 그녀의 손을 꼭 붙잡았다. “이모, 얼른 와서 밥 먹어요!” 안신혜의 발걸음이 그 자리에서 멈췄다. 그 순간, 매서운 시선이 그녀를 꿰뚫었고 고개를 들자 강준혁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깊고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기쁨도, 분노도 읽히지 않았지만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차갑고 위협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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