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양진성은 손에 든 서류철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강준혁은 손끝으로 우아하게 커프스를 매만진 뒤, 마지막으로 안신혜와 강아름을 한 번 스쳐보며 흔들림 없는 걸음으로 우경 정원을 빠져나갔다.
잠시 후, 양진성이 서류철을 들고 조심스레 응접실로 들어섰다.
강아름은 카펫 위에 쪼그려 앉아 퍼즐 조각을 손에 한가득 쥐고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
“이모, 강아지 귀는 여기 맞아요!”
안신혜는 부드럽게 웃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맞아, 우리 아름이 최고네.”
퍼즐 놀이에 집중하고 있던 안신혜의 뒤로 양진성이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사모님.”
안신혜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아이에게 시선을 두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네, 왜요?”
양진성이 공손히 서류철을 내밀었다.
“대표님께서 사모님께 직접 서명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호기심이 스친 안신혜는 조심스레 서류철을 펼쳤다. 그러나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숨이 잠시 멎는 듯했다.
표정이 굳었고 눈빛은 흔들리며 손끝은 서류철을 더 꽉 움켜쥐었다.
그 문서는 다름 아닌, 강준혁이 가진 산업과 자산, 그리고 지분 절반을 안신혜 앞으로 양도하는 계약서였다.
‘이 사람, 제정신이야? 지금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는 걸까?’
안신혜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잠시 숨을 고르려 애썼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양진성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사모님, 이 서류에 서명만 하시면 대표님 지분 절반이 그대로 사모님 앞으로 넘어갑니다. 말 그대로 강씨 가문의 권력 절반이 사모님 손에 들어오는 셈이죠.”
안신혜는 문서를 꼭 쥔 채, 손에 불덩이를 들고 있는 듯 뜨겁고 묵직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저절로 눈썹이 찌푸려졌다.
양진성은 그녀의 미묘한 반응을 유심히 살피다 코끝을 문질렀다.
“대표님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입니다. 약속하신 건 반드시 지키시죠.”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런데... 사모님, 정말 하나도 기쁘지 않으신 겁니까?”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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