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그녀는 그저 강준혁에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도움을 청하러 왔을 뿐, 정작 그 문제의 근본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와 강준혁의 날카로운 질문에 정곡을 찔리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맞아...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신흥 그룹이 왜 태도를 바꿔 이렇게까지 무자비하게 안성 그룹을 몰아붙이는지, 그 이유는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곰곰이 따져보면 단순한 변심일 리가 없었다.
권철수 회장이 안국성의 죽음에 어딘가 수상쩍은 기운을 감지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건... 절대로 드러나서는 안 될 비밀이었다.
그때, 안국성은 안성 그룹의 전권을 안신혜에게 넘기려 했다.
그렇게 되면 새아버지 안정남과 자신, 그리고 어머니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안재희는 안정남의 사주를 받고 손에 피를 묻혔다.
안국성을 죽이고 재산과 경영권을 빼앗아 온 것이다.
그 일만큼은 세상 끝까지 감춰야 했다.
한 치라도 드러나는 순간, 그녀에게 남는 길은 오직 파멸뿐이었다.
강준혁은 묵묵히 그녀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빛은 점점 더 차갑게 가라앉았고 얇은 입술은 싸늘하게 휘어졌다.
안재희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가 금세 창백해지더니,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더듬거렸다.
“그,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강준혁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안씨 가문에 직접 찾아가 본 적은 없나요?”
“그럼요, 당연히 갔죠. 안씨 가문이랑 권씨 가문은 원래도 대대로 사이가 좋았잖아요.”
안재희는 잔뜩 억울하다는 듯 빠르게 덧붙였다.
“일 터지자마자 제가 곧장 권 회장님을 찾아갔는데... 만나주지도 않고 아예 문전박대였어요.”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더니,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설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계기로 권씨 가문이 우릴 배신한 건가요? 안성 그룹을 집어삼키려는 건지... 예전에 할아버지가 권 회장님께 그렇게 큰 도움을 줬는데 몇 년 지나지도 않아 이렇게 본색을 드러내네요.”
짧은 말이었지만 교묘히 화살은 신흥 그룹을 향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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