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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안신혜의 표정은 도발적이었다. 강아름과의 관계를 공개할 수 없는 그 고통이 그녀의 심장을 갉아 먹듯 아프게 했다. 풀 수 없는 감정은 모두 가장 날카롭고 상처 주는 말이 되어 칼날처럼 강준혁을 향해 꽂혔다. 강준혁의 목젖이 오르내리며 얼굴빛은 단숨에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의 손가락이 번개처럼 안신혜의 턱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몸을 빼려 했지만 골절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손은 도무지 움직일 수 없었다. 다른 한 손으로는 강아름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본래 부상 때문에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강준혁의 힘이 더해지자 그녀의 발걸음이 휘청였다. 안신혜의 얼굴이 조금 창백해지자 강준혁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그가 턱을 잡고 있던 손가락 끝이 무의식중에 부드러워졌다. 그럼에도 억누르려 애쓰던 분노가 스며 나와 다시 손마디가 부서질 듯 굳어 있었다. “네가 생각하기에 내가 못 할 것 같아?” 그가 낮고 묘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안신혜는 피가 새어 나올 듯 입술을 깨물고 조롱하듯 낮게 말했다. “강준혁 씨야말로 당연히 하시겠죠. 이런 일 처음도 아니잖아요. 또다시 날 내쫓는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아요.” 강준혁의 눈동자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그의 얇은 입술에서 그녀의 이름이 갈려 나오듯 터졌다. “안신혜.” 간신히 억누르던 분노가 터질 듯 가장자리에 이르렀을 때 안신혜 뒤에 숨어 있던 강아름이 갑자기 앞으로 뛰어나와 작은 손으로 강준혁의 다리를 꼭 껴안으며 흐느꼈다. “안 돼요. 아빠, 신혜 이모한테 화내지 마요. 흑...” 강아름은 두려움에 떨며 급히 달려들었다. 아빠가 수하들에게 화내는 건 봤어도 오늘처럼 무섭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겁이 나서 웅크리고 있던 아이가 안신혜를 위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달려든 것이다. 작디작은 몸이 커다란 나무를 막겠다는 듯 온 힘을 다해 강준혁을 막아섰다. 안신혜와 강준혁은 동시에 놀라 고개를 숙였다. 강아름이 고개를 들어 올렸을 때 늘 환하게 웃던 얼굴엔 공포가 가득했다. 작은 혀를 깨물며 말도 더듬거렸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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