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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안재희는 허연화의 한마디에 잠시 멍해졌다. 허연화가 다시 말했다. “정말 그냥 한 번 잠자리를 갖는 것만으로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수 있었다면 이렇게 쉬운 일이 너한테까지 차례가 오겠어? 해성의 그토록 많은 사교계 아가씨가 머리가 깨져라 달려들고 있을걸.” 안재희는 붉은 입술을 꼭 깨물며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게다가 그때 차주한도 그렇게 만난 거 아니야? 한번 만났을 뿐인데 내 말이라면 무조건 따랐어. 우리와 함께 안국성과 안신혜를 상대해 줬잖아.” 허연화는 안재희의 손을 잡고 천천히 안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재희야, 너도 차주한 같은 남자는 스스로도 마음에 두지 않잖니. 그런 인간은 그렇게 해도 되지만 강 대표님은 안돼. 바보야, 오늘 엄마가 남자를 어떻게 다루는지 제대로 알려줄게.” 허연화의 속셈은 안재희보다 훨씬 치밀했다. 그녀가 예전에 안씨 가문에 들어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꾀와 비열한 수를 썼는지 그것은 그녀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일이었다. 허연화는 손목의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웃었다. “재희야, 강 대표님 같은 남자는 강하게 밀어붙이면 안 돼. 천천히 수를 써야 해. 오늘은 이런 캡슐을 먹여서 관계를 맺을 수는 있겠지만 강 대표님이라면 깨어난 뒤에 우리가 손을 썼다는 걸 모를 것 같아?” “강 대표님이 안씨 가문 그리고 너까지 함께 자신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알게 되면 그 차갑고 잔혹한 성격으로 봐서 우리 안씨 가문이 무사할 것 같아?” “해성 사람들이 강 대표님을 어떻게 부르는지 잊었어? 다들 미친 놈이라고 그래.” “강 대표님이 분노해 미쳐 날뛰면 넌 오히려 일을 그르칠 뿐이야.” 허연화의 이 말에 안재희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허연화는 뿌듯하게 안재희에게 말했다. “남자를 상대하는 여자의 수단이 단순히 잠자리를 갖는 것뿐이라고 생각해? 그렇지 않아. 아니었으면 네 아빠가 왜 나한테 이렇게 목숨을 걸겠어.” “하하하. 예전에 네 아빠의 전처가 죽자마자 전처의 빈소를 서둘러 예식장으로 바꿔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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