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화
송하영의 마음은 마치 무거운 돌을 얹은 듯 답답했다.
어떻게 해도 안신혜가 강준혁과 감정이 생겼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 여러 차례 은밀하게 살펴본 결과 안신혜는 강준혁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송하영은 알고 있었다.
거기에 안재희와 안씨 가문과 관련된 이유까지 더해져서 그녀가 강준혁에게 느낀 감정은 분노와 경계심이 더 컸다.
작고 고집 센 안신혜의 성격상 강준혁에게 몸을 맡길 리 없었고 들은 사실을 송하영은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양진성에게 반문했다.
“강 대표님이 술을 마셨다고 해도 분명 신혜를 강제로 한 걸 거예요. 신혜는 원하지 않았을 거라고요.”
“강제로요?”
양진성의 표정이 미묘했다.
“사모님은 몸에 상처가 있어요. 강 대표님이 사모님을 얼마나 아끼고 마음 아파하는지 봤잖아요. 사모님이 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강 대표님이 강제로 할 수 있겠어요? 그 이유를 본인이라면 믿겠어요?”
송하영은 굳은 표정으로 양진성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양진성은 바지를 닦고 느긋하게 손뼉을 치며 표정이 금세 바뀌었다.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자신감 있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전엔 고준서 씨가 뭘 하든, 당신을 첩자로 보내든, 아니면 아가씨를 납치하든 지금 보면 다 소용없었어요. 어떤 일도 강 대표님과 사모님 사이의 발전을 막을 수 없어요.”
이 말은 송하영이 우경 정원에서 차지한 위치와 신분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갑작스럽게 폭로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첩자인 걸 양진성이 알고 있자 송하영은 깜짝 놀라며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를 한참 동안 조용히 바라보았다.
양진성은 어깨를 으쓱하며 그녀가 바라보도록 내버려두었다.
송하영은 손을 꽉 쥐며 신분이 폭로된 상황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송하영은 심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런 말을 하는 거 일부러 그런 거죠?”
폭로 당했음에도 그녀는 자신을 걱정하지 않았다.
그저 양진성이 이렇게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을 뿐이었다.
양진성의 눈빛이 차가워지며 반문했다.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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