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화
그날, 양진성은 고준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맹세했다. 목숨을 걸고라도 해성의 구석구석을 뒤져 반드시 찾아내겠다고.
하지만 고준서가 무심히 내뱉은 한마디 앞에서 강아름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돌아왔다.
‘그걸로 모든 게 끝난 걸까?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덮고 지나갈 수 있는 걸까?’
비록 강준혁이 따로 추궁하지는 않았지만, 그날의 원한은 양진성의 마음속에 깊게 새겨졌다. 그건 풀리지 않는 응어리처럼, 결코 잊을 수 없는 감정이었다.
송하영은 점점 싸늘하게 굳어가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물었다.
“그래서요? 어쩔 셈이에요? 준서 도련님한테 복수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양진성은 미간을 좁히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강씨 가문에 진 빚은 반드시 갚게 할 거예요.”
그의 시선이 위층을 향했다.
“어차피 준서 씨와 강 대표님은 이미 맞붙은 상태예요. 지금 당장 강씨 가문이 준서 씨를 무너뜨릴 순 없겠지만... 만약 사모님이 완전히 강 대표님 곁으로 돌아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땐 어떻게 될까요?”
비록 당장은 고준서를 쓰러뜨릴 수 없어도, 잠시나마 미쳐버릴 만큼의 고통은 충분히 안겨줄 수 있었다.
강씨 가문은 결코 가볍게 넘길 상대가 아니었다.
누구도 감히 강아름을 이용해 강준혁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송하영은 그의 눈에 가득 담긴 증오를 똑똑히 읽었다.
“충성심은 참 가상하네요. 그런데 간이 그렇게 배 밖으로 나오면 곤란하죠. 진성 씨가 신혜랑 강 대표님 일로 벌인 짓을 강 대표님이 아시면 어떻게 될까요? 신혜는 또 뭐라고 하겠어요?”
송하영은 성큼 다가와 속삭였다.
“그리고 제가 신혜한테 가서 말하면 어쩔 건데요? 이 모든 게 다 진성 씨가 강준혁과 짜고 꾸민 수작이라고,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얄팍한 음모라고 알려주면... 신혜가 당신을 어떻게 보겠어요? 그리고 당신 꼴은 또 어떻게 되겠어요?”
양진성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말하지 않아도 결말은 뻔했다. 결코 좋을 리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등을 곧게 펴며 맞섰다.
“하영 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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