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화
송하영은 마지막 말을 남기자마자 몸을 돌려 식당으로 향했다.
그녀는 준비해 둔 커피를 잔에 따르더니, 여유롭게 한 모금 마시며 목을 축였다.
그 자리에 멈춰 선 양진성은 세게 얻어맞은 듯, 움직일 수 없었다.
흔들리는 그의 얼굴을 힐끗 스쳐본 송하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발걸음을 옮겨 떠나갔다.
그 순간, 양진성이 품고 있던 오만과 자부심은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는 연신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숙였다.
‘왜 하영 씨는 저렇게 자신만만한 걸까? 혹시 내가 뭔가 간과한 게 있는 건가? 아니면 준서 씨 쪽에서 이미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해 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안 돼. 반드시 확인해야 해.’
양진성은 코끝을 매만지며 씁쓸한 표정을 짓다가, 곁에 있던 소파를 발로 거칠게 걷어찼다.
그는 입술 사이로 중얼거리듯 거친 욕설을 흘리며 방을 나섰다.
____
위층.
아침 햇살이 치료실 안까지 환히 스며들었다.
안신혜는 눈 부신 빛에 이끌려 천천히 눈을 떴다. 하얀 천장이 시야에 들어오자, 잠시 낯선 혼란이 스쳐 갔다.
“깼어?”
따뜻한 강준혁의 목소리가 머리맡에서 흘러나왔다. 동시에 허리를 감싸고 있던 넓은 손이 힘을 주며 그녀를 단단한 품으로 끌어안았다.
순간, 안신혜의 의식이 또렷이 제자리를 찾았다. 어제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들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어젯밤, 그녀와 강준혁은...
안신혜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두어 초 숨을 죽인 듯 굳어 있던 그녀는, 결국 힘이 풀리듯 고개를 돌려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마치 눈을 감으면 현실이 사라질 거라 믿는 아이 같은 도피였다.
그 모습에 강준혁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흘렸다.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 쥔 그의 손끝에 미세한 떨림이 전해졌다. 가슴 깊은 곳에 눌러두었던 감정이 천천히 꿈틀대기 시작했다.
‘웃어? 뭐가 그렇게 즐거운 거지?’
그가 여유와 우쭐함을 드러내자, 그녀는 이불 속에서 손을 슬며시 움직였다.
그러고는 홱, 그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하지만 탄탄히 다져진 허리와 선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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