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화
강준혁은 안신혜의 불안한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코끝을 살짝 건드리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나를 그렇게 못 믿어?”
안신혜는 미간을 좁혔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녀에게는 우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강준혁은 몸을 기울여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고 시선을 맞췄다.
“내가 네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 네가 차씨 가문을 싫어하는 건 아람이 때문이지. 하지만 아람이는 내 딸이야. 아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나는 절대 타협하지 않아.”
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 없는 결의가 담겨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아이와 함께한 시간은, 그에게 타협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그만큼 강아름을 향한 그의 사랑은 깊고 단단했다.
안신혜는 그 눈빛을 마주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만큼은 믿을 수 있었다.
⸻
강준혁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송하영이 방으로 들어왔다.
짙게 찌푸린 눈썹에는 복잡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안신혜를 보자,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안신혜는 도우미의 손을 빌려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굳이 몸에 남은 흔적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세수를 마치고 돌아오니, 송하영은 여전히 깊은 생각에 잠긴 얼굴로 앉아 있었다.
“왜 그렇게 표정이 안 좋아? 일이 잘 안 풀려?”
그녀의 질문에 송하영은 또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 대표님이 끼어들면서부터 일이 꼬일 수밖에 없었어.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들어 안신혜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난 정말 몰랐어. 너랑 강 대표님이 이렇게 될 줄은… 신혜야, 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안신혜는 그녀가 무슨 뜻으로 묻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제 내가 못 할 게 뭐 있겠어…”
송하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혹시 도련님이 강 대표님을 이기지 못할까 봐 걱정된 거야? 우리가 안재희를 이길 수 없을까 봐… 그래서 일부러 강 대표님께 몸을 맡긴 거냐고!”
안신혜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
“그럴듯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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