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기정훈은 눈치 없이 웃다가 분위기를 감지하고 머쓱해졌고 더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닫았다.
그가 조용히 있자 성가연이 그를 매섭게 째려봤다.
“그 여자는 분명 또 도강우 씨가 자기한테 얼마나 잘해주는지 자랑하고 싶은 거겠죠?”
딱 봐도 그런 속셈이었을 것이다.
기정훈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고 그때 심유준이 괜히 불편해진 얼굴로 임다인을 감싸고 나섰다.
“그렇게 말하지 마요. 다인이가 하윤이한테 선물까지 준비한 거 보면 다인이는 하윤이를 신경 쓰는 거라고요.”
말을 마친 심유준은 곧바로 심하윤을 향해 불쾌하다는 듯한 눈빛을 던졌다.
“오히려 문제는 하윤이에요. 쟤는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허, 참!”
성가연은 눈알을 굴리며 몇 번이나 연달아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심유준 씨, 만약 그쪽 여자 친구가 자기 전 남자 친구한테 선물 보낸다 칩시다. 그런데 그 전 남자 친구이 멋대로 하나 더 챙겨달라고 해놓고는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자기가 부탁해서 전 여자 친구이 준비한 거라고 하면 심유준 씨는 가만히 있겠어요?”
그 말을 듣고 심유준은 말을 잃었다. 뭐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막상 입을 열자 할 말이 없었다.
‘그게 나였다면... 그 남자한테서 그런 소리 들으면 솔직히 정말 싫고 역겨웠을 것 같은데?’
“그래서 그동안 네가 다인이가 주는 선물을 안 받은 이유가 역겨워서 그런 거였냐?”
그가 묻자 심하윤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뭣 때문인 줄 알았어?”
심유준은 또다시 아무 말 못 했다.
‘나는 진짜 그럴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그는 곧바로 기정훈의 손에서 선물 상자를 홱 낚아챘다.
“심유준 씨!”
기정훈이 깜짝 놀라 말리려 하자 심유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예전엔 내가 상황 파악을 못 했지만 지금은 알겠어. 더 이상 다인이가 이런 식으로 굴게 놔두진 않을 거야.”
그러고는 심하윤에게 설명했다.
“오해는 하지 마. 너한테 잘 보이려는 게 아니라 다인이가 이런 식으로 이용당하면 괜히 약점 잡히니까 그런 거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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