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화

도강우는 여전히 말이 없었고 까만 눈동자에 왠지 모르게 부드러운 기운이 감돌았다. 잠시 후 그는 심하윤의 손을 자기 뺨에 갖다 댄 채 눈을 감았다. 이게 뭔 상황인가 싶어 한참을 바라보던 심하윤은 다시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강우, 지금 당장 내 손 안 놓으면 진짜 가만 안 둬. 내 말 안 들으면 아주 난리 날 줄 알아.” 그러나 그녀의 경고에도 도강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고 오히려 그녀를 잡아당겨 두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하하...” 갑자기 새어 나온 웃음소리에 심하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내려다봤다. “뭐야, 무슨 꿍꿍이야?” 그는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거 꿈 아니야? 진짜 너 맞아?” “도강우, 이제 깼으면 일부러 취한 척하지 마. 너 지금 이러는 거 완전 질색이거든?” 심하윤은 표정을 굳히고 냉정하게 쏘아붙였다. 그 말에 도강우는 손을 잠시 멈추더니 얄밉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안 취한 척하는 건 괜찮아?” “...” 심하윤은 말문이 막혔다. ‘이 남자가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뻔뻔해진 거지?’ 그녀가 대답을 안 하자 도강우는 팔에 힘을 더 줬다. 둘 사이엔 다시 적정이 흘렀고 벽에 걸린 시계 소리만 또각또각 울렸다. ‘안 되겠네.’ 심하윤은 이를 악물고 그를 떼어내려 했고 마침내 다시 그를 밀어내며 물었다. “진짜 뭐 하자는 건데? 지금 이게 무슨 짓이냐고.” 도강우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는데 예전과 달리 그녀의 눈동자에 읽히지 않는 감정이 가득했다. 그의 시선을 마주하자 심하윤은 등골이 오싹해지며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 하지만 도강우가 더 빨랐고 그녀가 도망치기 전에 다시 팔을 뻗어 끌어안아 그녀의 몸은 그의 품 안으로 쏙 들어왔다. 그에게서 익숙한 향기가 나자 심하윤의 몸은 점점 굳어갔다. “놓으라고. 안 그러면 진짜 경찰 부른다?” 심하윤은 버럭 소리쳤다. 그러자 도강우는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 아직 이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