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화
10시가 가까워지자 도인범은 도강우를 데리고 병원을 나섰다.
도강우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고 그런 손자를 지켜보며 도인범은 몇 차례나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잘못된 이상 한 번 더 잘못해 봐야 뭐가 달라지나? 심하윤에게 소송을 취하하라고 해라. 다인이가 너의 아내로 남는 걸 내가 허락했다고 전해.”
도강우는 입술을 꾹 다문 채, 차가운 눈빛으로 앞만 바라봤다.
그의 날 선 눈빛에 도인범은 잠시 기세에 눌려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힘겹게 다시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말이 말 같지 않아?”
도강우는 시선을 앞에 고정한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뻔뻔한 말은 차마 못 하겠습니다. 직접 말씀하세요.”
“이 자식이...”
도인범은 분노에 치밀어 가슴을 움켜잡았고 지팡이로 도강우의 팔을 툭툭 치며 말했다.
“네 목숨을 구해준 사람을 감옥에 넣고 싶냐? 다른 사람들이 우리 도씨 일가를 보고 뭐라고 하겠어? 목숨이 위태로웠던 것도 아니고 예전에 괴롭힘 좀 당한 걸로 유난이야 정말.”
“유난 부릴 만하죠.”
도강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순간, 도강우는 결혼했을 당시의 심하윤을 떠올렸다.
그때 그녀는 정말 여렸다. 그를 보면 얼굴이 붉어졌고 요리하다 손을 데어 울상이 되어 그에게 하소연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때는 그 모든 게 유난스럽게 느껴져 별것 아니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그 모든 행동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심하윤은 단지 조금 더 사랑받고 싶었던 것이다.
앞으로 그의 앞에서 어떤 엄살을 부려도 그는 받아줄 것이다.
그녀를 위해 모든 걸 다 해주겠노라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그런 도강우의 표정을 본 도인범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째려보았다.
그는 도강우를 향해 조건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심하윤이 불만 없이 받아들인다면 도영재단을 그녀에게 맡기겠다. 그 별누리재단보다 규모도 훨씬 커. 그 정도면 더 이상 아무도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거야. 어때?”
‘재단?’
도강우는 순간 멈칫했다.
만약 심하윤이 도영재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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