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화
심유준이 갑자기 나타나자 심하윤의 기분은 단숨에 바닥을 쳤고 얼굴에 있던 웃음기도 싹 날아갔다. 그녀의 이런 표정 변화를 심유준은 고스란히 다 봤다.
그는 곧바로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내가 그렇게 싫어?”
심하윤은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오빠 생각엔 어떨 거 같아?”
도대체 얼굴에 철판을 몇 겹 깔아야 자기가 반가울 거라고 착각하는 걸까? 심하윤은 그의 반응이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었다.
“하윤아...”
심유준이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찰나, 재단의 보안팀이 재빠르게 그 앞을 가로막고 그를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사정도 모르게 덤벼드는 경호원들에 화가 난 심유준은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바로 그 순간, 심하윤의 눈빛에 서린 조롱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자 심유준은 주먹을 풀며 금세 기죽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땐 아버지 때문에 우리가 서로 오해했어. 이번에 임다인의 편을 든 건 우리가 아니라 도강우잖아. 그러니까 우리를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 줘.”
“내가 오빠들을 미워한다고?”
심하윤은 마치 우스꽝스러운 농담이라도 들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
“심유준, 너 뭔가 착각하고 있나 본데 난 심씨 일가 사람들한테 미운 감정조차 안 느껴져.”
그 말에 심유준의 눈빛에 다시 희망이 번졌다.
“정말이야?”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오래전에 기대를 버렸거든.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데 난 이제 서씨 일가에게 아무 감정도 없어. 아빠랑 오빠들이 무슨 짓을 하든 나에겐 아무 의미 없다고.”
그 말에 심유준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면 차라리 미워하는 게 낫겠다.”
그랬다면 그녀의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그의 존재가 남아있을 테니까.
심하윤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를 유심히 살폈다.
‘이 인간 진짜 변태 성향 있나?’
그녀는 문득 조금 전에 기정훈이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고 마음속으로 새로운 계산을 굴렸다.
‘그래, 도강우도 나에게 상처를 줬지만 심씨 일가 사람들도 똑같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쪽에서도 뭘 좀 챙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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