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바쁘다면서 어떻게 온 거야?”
“네가 공정위 사람들 때문에 곤란해질까 봐 걱정돼서.”
성시완은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심하윤의 얼굴이 어색하게 굳어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성시완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난 괜찮아.”
자신과 거리를 두려는 듯한 심하윤의 태도에 성시완의 눈빛이 살짝 흐려졌다.
하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조금 있다가 워크샵이 있어. 투자가 필요한 연구실이 있는데 내가 그 팀에 대해 미리 알아봤거든? 꽤 괜찮아 보이더라. 같이 갈래?”
“좋아!”
심하윤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성시완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덧붙였다.
“정말 잘됐네. 마침 자금이 들어왔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거든.”
그녀의 신뢰 어린 눈빛에 성시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너한테 사기라도 치면 어쩌려고?”
“그럴 리가 없잖아.”
심하윤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웃음기 가득한 성시완의 눈을 마주하자마자 심하윤은 급히 시선을 피했다.
그를 너무 믿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지만 믿을 만한 사람이기도 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어떻게 분위기를 전환할지 고민하던 그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우여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심지후 씨가 오셨습니다.”
그 말을 듣자 심하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말투로 중얼거렸다.
“지금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온 거지?”
성시완 역시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만나고 싶지 않으면 안 만나도 돼.”
“됐어, 그냥 들어오라고 해.”
심하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심씨 일가와 엮이고 싶지 않은 건 사실이었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사람들이었다.
문이 열리고 심지후가 안경을 쓴 중년 남성과 함께 방으로 들어왔다.
심하윤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
“심지후, 또 무슨 수작 부리려고 온 거야?”
심지후의 눈에 당혹스러움이 스쳤다.
그는 헛기침하며 낮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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