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화
“...”
‘임다인 얘 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냐?’
그래도 심하윤은 임다인의 이 뜬금없는 말에 약간은 흥미가 생겼고 팔짱을 낀 채 그녀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그럼 한번 들어볼까? 나랑 뭘 거래하려는 건데?”
심하윤이 자기 말에 귀를 기울이자 임다인은 턱을 들고 우쭐거렸다.
‘역시 심하윤 같은 멍청이는 이런 말에 혹할 줄 알았다니까.’
그러곤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심하윤의 책상 위에 턱 펼쳐놨다.
“이거 네가 그린 거지?”
심하윤의 예상대로 임다인은 그녀가 그린 도면을 슬쩍했던 게 확실했다. 보나 마나 별장의 그녀 방에 무단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심하윤은 그것을 잠시 쳐다보다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심심해서 끄적였던 건데? 왜, 문제 있어?”
심하윤이 이렇게까지 태연할 줄은 몰랐는지 임다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을 냈다. 그녀는 우여진이 앞을 막고 서 있는 것도 무시한 채 성큼 다가오며 물었다.
“너 지금 장난해? 이게 네가 그린 거면 내가 투어 갈 때 찼던 그 목걸이가 에이미가 만든 거였단 것도 알겠네? 이 디자인이랑 똑같잖아. 네가 최소 5년 전에 그렸던 거라면 에이미가 네 걸 표절한 거라고!”
“풋.”
‘에이미 얘기 하길래 어떻게 공격하려나 보고 싶었는데 고작 이 정도야? 한참을 뜸 들이더니 나온 말이 이거라니, 김새네. 기대한 내가 바보지.’
심하윤은 기대를 거둔 채 시선을 피했고 임다인에게 차갑고 단호하게 현실을 직시시켜줬다.
“너 지금 에이미랑 내 사이를 갈라놓자고 이러는 거야? 그럼 잘못 짚었어. 난 에이미랑 원한도 없고 오히려 난 에이미를 롤모델로 생각하거든. 내가 그 사람을 상대로 뭘 할 이유가 없잖아.”
하지만 임다인은 포기하지 않았고 이번엔 달콤하게 유혹하는 투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만약 이 일로 네 이름이 알려지면 어떨까? 이 디자인은 네가 직접 그린 거고 너도 만족하잖아? 그런데 이걸 남이 가져가서 자기 이름으로 팔고 칭찬도 다 그쪽이 받고 있어. 너는 뒤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람으로 남는데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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