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화
도강우가 다가와 심하윤의 옆에 섰다.
“제가 도와줄 거 있어요?”
그러자 심하윤은 오이를 하나 내밀었다.
“주 선생님, 정말 할 일 없으시면 이거 껍질 좀 벗겨주시겠어요?”
“알겠어요.”
거절은커녕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껍질 벗기는 칼을 집어 들었다. 소매를 걷어 올린 그의 팔뚝에 탄탄한 근육이 또렷했고 손에 든 오이를 능숙하게 깎는 모습은 느릿하면서도 안정감이 있었다.
심하윤은 무심코 힐끗 봤다가 다음 순간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옷이라는 게 저 사람 몸에 걸쳐져 있다는 게 도리어 족쇄 같았다. 그의 거친 매력을 억누르고 있는 족쇄 말이다.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스쳤다.
‘주 선생님이 만약 옷을 벗는다면... 얼마나 대단할까.’
그의 근육은 너무나도 완벽했다.
하지만 곧바로 뭔가 떠오른 듯 심하윤은 또 한 번 길게 한숨을 쉬었다. 눈앞의 남자는 이렇게 완벽하지만 이미 남의 사람이다.
그녀가 한숨 쉬는 소리를 들은 도강우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또 뭐가 잘못된 건가?’
오이를 다 깎은 도강우는 그것을 도마 위에 내려놓고 물었다.
“또 뭐 도와줄까요?”
생각보다 성의 있는 태도에 심하윤은 이번엔 양념 묻힌 소고기 한 덩이를 건넸다.
“그럼 이거 좀 얇게 썰어주실래요?”
“좋아요.”
역시나 거절은 없었다. 도강우는 이번엔 다른 도마를 꺼내 들고 고기를 정성껏 썰기 시작했다.
심하윤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고 어느새 넋이 나간 사람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주 선생님께서 지금 나랑 같이 안주를 만들고 있다니... 세상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남자가 지금 주방에서 나와...’
그 생각에 그녀는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러자 도강우가 고개를 돌려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제가 뭘 잘못했나요?”
심하윤은 잽싸게 고개를 저었다.
“아뇨, 주 선생님 되게 잘하세요. 그냥 이 상황이 좀 믿기지가 않아서요.”
“믿기지 않는다고요?”
도강우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뭐가 그렇게 이상하다는 거지?’
심하윤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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