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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납치범들은 얼어붙었다가 곧 분노에 휩싸여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젠장! 헛수고했잖아!” 김나은은 땅바닥에 쓰러지며 이마를 부딪쳐 피가 흘러내렸지만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의식을 잃은 유성이를 바라보며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납치범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채고 물었다. “뭘 웃는 거야? 자기 남편 하나 제대로 못 잡는 년! 돈이 없으면 그냥 죽어!” 쿵! 절벽 아래로 밀쳐지는 순간, 차가운 바닷물이 그녀와 유성이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코로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순간, 김나은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이 떠올랐다. ‘한주 씨, 저 후회해요. 한주 씨를 사랑한 것을 후회해요. 다행히 저는 마침내 한주 씨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어요.’ 김나은은 자신이 죽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는 병원의 하얀 천장이 보였다. “아이... 내 아이는 어디 있어요?” 그녀가 벌떡 일어나자 수액 관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간호사가 그녀를 재빨리 진정시켰다. “흥분하지 마세요. 두분 모두 착한 누군가의 덕분에 해안으로 구조되어 병원에 이송되었어요. 아이는 옆 병실에 있고 이미 위급한 상황은 넘겼어요.” 김나은은 바늘을 뽑고 맨발로 옆 병실을 향해 비틀거리며 달려갔다. 병실 문을 열자 유성이가 붕대에 감싼 자신의 열 손가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엄마...” 아이의 목소리가 너무 쉬어 있었다. “우리 이제 가도 돼요? 아빠 다시는 안 보고 싶어요.” 김나은은 휴대폰을 보았다. 오늘이 바로 이혼 숙려 기간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래.” 그녀가 아이의 이마에 뽀뽀했다. “엄마가 지금 바로 너와 함께 갈게.” 구청 앞에서, 김나은은 이혼 서류를 손에 들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5년간의 결혼 생활이 마지막에는 이 가벼운 종이 한 장으로 끝났다. 월세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자신과 아들의 짐을 다 싸고 난 뒤, 유한주와 관련된 물건들도 정리했다. 유한주가 이 월세방 남긴 물건은 많지 않았다. 몇 벌의 셔츠, 넥타이 하나, 먼지 쌓인 면도기가 전부였다. 그녀는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다. “또 뭘 하는 거야?” 경멸적인 목소리가 갑자기 문 앞에서 들려왔다. 유한주가 문에 기대어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고 있었다. “납치 연기가 실패했으니 이제 가출 놀이라도 하는 거야?” 김나은은 그를 무시한 채 유성이의 작은 책가방을 계속 챙겼다. “김나은.” 그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내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 그녀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낯선 사람을 보는 듯 너무나도 차분했다. “놔요.” 유한주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좋아, 아주 좋아. 내 물건을 버리겠다고? 진짜 가출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그럼 나도 돌아오지 않을 거야.” 그는 그녀를 놓아주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어디 한번 보지. 나한테 찾아오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영원히요.” 가볍게 뱉은 한 마디에 유한주는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그는 그저 차갑게 웃으며 뒤돌아보지 않았다. 김나은이 자신을 떠나려 한다는 것은 천하에 가장 큰 웃음거리라 생각했다. 그녀와 아이가 얼마나 그를 사랑하는지 모두가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그가 가자마자 김나은은 이혼 서류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유성이의 손을 잡은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섰다는 것을. 고속 열차 대기실에서 유성이가 조용히 물었다. “엄마, 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 김나은은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아빠가 영원히 찾지 못하는 곳으로.” 열차 진입 안내 방송이 울렸다. 그녀는 25년간 살아온 도시를 마지막으로 한번 바라보고는 유성이의 손을 잡고 눈길 한 번 돌라지 않고 열차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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