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6화
“안 돼요!”
서태우는 누구보다도 서준빈이 영서 메디컬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고 있었다. 영서 메디컬이 정말로 파산을 선언해 버리면 서준빈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제가 다시 방법을 찾아볼게요! 분명 뭔가 있을 거예요! 한 번만 더 기회 주세요!”
서준빈은 텅 빈 눈으로 서태우를 바라봤다.
“무슨 방법이 더 있겠냐. 네가 방법이 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그 말에 서태우는 숨이 턱 막혔다.
“내가 예전에 강유진이랑 지능형 의료 협업 건으로 이야기하라고 했을 때, 그때가 영서 메디컬의 마지막 기회라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너는 그 흐름을 못 잡았고 영서 메디컬은 마지막 기회를 놓쳤지.”
“죄송해요...”
“내가 계속 강유진이랑 관계 잘 쌓으라고 했는데 너는 늘 말을 안 들었지. 강유진은 능력이 있어. 하민욱도 강유진을 꽤 좋게 본다. 강유진이랑 협업하는 건 너한테 손해가 아니라 득이지.”
서태우는 고개를 가슴까지 숙였다. 평생 다시는 들지 못할 것처럼.
서태우도 예전에 강유진을 찾아간 적은 있었다. 하지만 강유진은 서태우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서태우는 그게 개인감정 섞인 보복이라고 생각했고 강유진에게 무슨 능력이 있겠냐고 여겼다. 학벌도 내세울 게 없고 경력도 내세울 게 없었다. 지난 7년 동안 강유진은 잡무 처리하는 비서였으니까.
그래서 서태우는 강유진을 포기하고 노윤서 쪽으로 붙었다. 노윤서는 해외 박사 학위도 있고 세계적인 은행에서 일한 경력도 있었다. 가장 큰 항만 인수 건을 주도했다는 이력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했다.
노윤서와 함께하면 영서 메디컬의 추락을 막을 수 있고 서태우도 증명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서준빈과 서씨 가문이 서태우를 다시 보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내가 노중시에 5천만 달러 신탁을 만들어 놨다.”
서준빈의 지친 목소리가 무딘 칼처럼 서태우 가슴을 후벼 팠다.
“내가 나중에 없으면 최대한 아껴 써라.”
스무 해가 넘도록 살아오며 서태우는 처음으로,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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