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내가 전에 얘기했었잖아. 엘루이 투자은행에 다니는 선배가 있다고. 그 선배가 아주 좋은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고 했거든? 나도 한 번 거기에 투자해 보고 싶어서. 오빠, 20억 빌려주면 석 달 뒤에 이자까지 쳐서 꼭 갚을게.”
서규영이 20억을 요구한 뒤로 박해은은 줄곧 고민했다.
그녀에게는 20억이라는 큰돈이 없고 있다고 해도 서규영에게 그냥 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서규영에게 녹음 파일이 있는 이상 반드시 20억을 줘야 했다.
박해은은 서규영이 그 녹음 파일을 언론에 넘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만약 해빈 테크의 상장에 영향을 준다면 본인도 큰 손해를 볼 테니 말이다.
박해은은 서규영이 그것을 고태빈에게 줄까 봐 걱정되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고태빈 앞에서 공들여 쌓아온 이미지가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다.
그래서 박해은은 방법을 하나 떠올렸다.
고태빈에게서 20억을 받아낸다면 두 사람이 이혼하기 전까지 고태빈의 돈이 곧 서규영의 돈이기 때문에 아까워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그 기회를 틈타 서규영에게 복수도 할 수 있었다.
고태빈은 망설였다.
20억은 절대 작은 돈이 아니었다.
“오빠, 혹시 불편하다면 안 빌려줘도 괜찮아. 내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게. 내가 생각이 짧았어. 만약 규영 언니가 이 사실을 안다면 또 오빠랑 싸우겠지. 그러면 언니가 또 우리 사이를 오해할 텐데...”
서규영을 떠올린 고태빈은 화가 났다.
그리고 박해은의 실망 가득한 표정과 그녀의 유약한 모습을 보면 또 안쓰러웠다.
고태빈은 문득 오늘 아침 서규영이 난데없이 20억을 입금해 준 사실을 떠올렸다.
어차피 서규영의 용돈이니 공짜였고, 그것을 박해은에게 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게다가 박해은은 엘루이에 인맥도 많았고 투자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었다.
앞으로 해빈 테크가 상장한다면 그 사람들에게 또 기대야 할 것이다.
고태빈이 말했다.
“그쯤이야 당연히 해줄 수 있지. 잠시 뒤에 돌아가면 비서한테 네 계좌로 입금하라고 할게.”
박해은이 기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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