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카루는 도원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룸살롱이었다.
로펌 변호사들은 자주 그곳에서 고객들을 대접했고 정민서 또한 사수를 따라 자주 그곳을 드나들었다.
서규영은 짠순이로 유명한 정민서가 최소 20만 원의 이용료를 내야 하는 룸을 예약했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룸 안에는 아무런 음식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정민서는 의아해하는 서규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먹을 거 엄청 비싸. 그리고 여긴 우리 로펌이랑 장기 계약을 맺어서 반값에 예약할 수 있어.”
정민서는 폭신한 소파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일단 노래부터 부르자. 나 바비큐, 꽃게, 치킨 시켰어. 잠시 뒤에 도착할 거야.”
서규영은 실소를 터뜨렸다. 역시 짠순이다웠다.
두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배달 음식이 도착했다.
정민서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사실 배달 시키면 안 되거든. 그런데 내가 여기 매니저랑 친해서 괜찮아.”
테이블 위에 음식들이 가득 놓였다.
정민서는 가방 안에서 술 두 병을 꺼내며 말했다.
“이건 내가 직접 담근 매실주야. 도수는 높지 않은데 넌 딱 한 잔만 마셔야 해.”
정민서는 서규영이 술이 약할 뿐만 아니라 주사도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
서규영은 입을 비죽였다.
“오늘 코 삐뚤어질 때까지 마시겠다면서. 마시기 전부터 이렇게 쪼잔하게 굴 거야?”
“네가 술에 취해서 사고를 칠까 봐 걱정돼서 그러지. 너 술 취하면 진짜 무시무시해진다고.”
“쳇, 내가 언제 술 마시고 사고를 쳤냐?”
“너 취하면 아무나 붙잡고 뽀뽀하는 거 잊었어? 너 그래서 첫 키스도...”
“알겠어, 알겠어. 난 주스 마실게.”
서규영은 황급히 정민서의 말을 잘랐고 정민서는 입을 틀어막고 몰래 웃었다.
서규영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술을 마셨다. 그날 서규영은 맥주를 꽤 많이 마셨고 술기운을 빌려 고태빈에게 고백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사고를 쳐버렸다. 서규영은 고태빈이 아닌 다른 사람을 붙잡고 고백을 한 데다가 첫 키스까지 잃었다.
게다가 그 상대는 서규영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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