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그렇게 생각하니 불안하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만약 질투 때문이라면 해결하기 쉬웠다.
서규영은 질투할 때만 이렇게 황당한 행동을 하곤 했었다.
고태빈은 허리를 곧게 펴서 앉으며 다시금 거만한 눈빛을 해 보였다.
결국 서규영은 여전히 그를 신경 쓰고 있었다.
내일은 분양 사무실에 잔금을 납부해야 하는 마지막 날이었기에, 고태빈은 반드시 오늘 밤 서규영이 그에게 120억을 입금하게 해야 했다.
그리고 회사 자금에서 빼낸 20억도 빨리 메워 넣어야 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고태빈은 잠깐 고민했다.
서규영이 그동안 정민서의 집에서 지내지 않았다면 아마 본가로 돌아갔을 것이다.
고태빈은 오늘 밤 서규영의 본가로 한 번 가볼 생각이었다.
서규영의 본가는 도원시가 아니라 도원시 옆의 세온시에 있었는데 그곳은 풍경이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다.
서규영의 본가는 넓은 부지를 자랑하며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도시 한복판에 있었다. 바깥에서 보면 백지 같은 흰 벽과 먹빛 기와가 어우러져 우아해 보였다.
차를 타고 정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경치가 눈앞에 펼쳐진다.
굽이진 길, 정자와 주각, 작은 연못과 기묘한 바위들, 층층이 배치된 뜰과 마당, 경사진 전통적인 지붕, 통유리창 밖으로 새어 나오는 환한 불빛까지 모든 것이 조화로웠다.
고태빈은 차를 바깥쪽에 세워두고 집사를 따라 청죽원까지 걸어갔다.
“고태빈 씨, 오늘 어르신께서는 손님을 맞이하고 계시니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얘기하고 오겠습니다.”
고태빈은 점잖은 척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네,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집사가 안으로 들어가자 고태빈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지며 음험함과 증오가 드러났다.
3년이 되었음에도 집사는 여전히 그를 도련님이나 회장님이 아닌 고태빈 씨라고 불렀다.
게다가 매번 찾아올 때마다 바로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먼저 보고드려야만 했다.
고태빈은 서씨 가문 사람들이 자신을 깔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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