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대답 안 해도 비싼 게 느껴져... 여보가 그동안 번 돈, 다 여기에 쏟아부은 셈이네.”
양지유가 수줍게 웃으며 다가와 손태하의 허리를 살짝 감싸안았다.
“괜찮아... 나도 이제 열심히 돈 벌게.”
이 집은 분명 아름다웠고,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무게도 함께 다가왔다.
이 정도 규모라면 관리비부터 시작해서 수도세, 전기세, 보일러 비 등 각종 공과금이 만만치 않을 터였다.
‘내 월급 700만 원으로 이걸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아까 지유가 자기 돈 거의 다 여기에 쏟아부었다고 했지... 그렇다면 지금 지유도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닐 텐데. 게다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환자실에 있었으니 치료비도 꽤 들었을 테고...’
손태하는 문득 어깨 위로 묵직한 책임감이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양지유는 성숙하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인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지켜주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연애 감정보다 더 깊은 각오가 필요했다.
“왜 그래, 여보? 겁먹었어?”
그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읽은 양지유가 물었다.
“아... 아니야. 내가 뭐가 무섭겠어? 이렇게 예쁜 여보를 위해서라면, 목숨 걸고라도 열심히 벌어야지.”
“아이고~ 우리 여보 참 착하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 나 예전에 회사 임원으로 일했었잖아. 몸 좀 회복되면 나도 다시 일 시작할 거야. 그때는 내가 여보를 먹여 살릴게~”
양지유는 손태하의 허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태하, 조금 부담이 되나 보네... 그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지? 우리 회사, 앞으로는 태하의 힘이 필요할 테니까.’
“여보, 일은 천천히 해. 지금은 몸이 완전히 회복하는 게 먼저야. 돈 버는 건 내가 더 열심히 할게. 공부도 계속할 거고.”
손태하는 부담을 느끼면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지금의 월급으로 당장 생활엔 큰 문제는 없겠지만, 저축은 쉽지 않겠지.’
“여보도 너무 부담 갖지 마. 안 되면 이 집 팔고 좀 더 작은 곳으로 옮기면 되잖아.”
“응,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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