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조용한 병실에서 손태하의 달콤한 말을 듣는데 익숙한 듯 양지유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아직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주저하기는 본인도 매한가지였다.
언니가 그녀를 살리기 위해 미신까지 동원할 줄이야.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을 시키다니.
손태하가 찾아왔을 때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고 이내 경악했다. 그러다 점차 그와 함께하는 일상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뻔했다. 그는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남자라는 사실을.
그래서 더욱 고민하고 망설였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되어버린 애송이를 대체 무슨 얼굴로 마주해야 한단 말인가.
감정이라 해봤자 애틋할 정도는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보살핌을 받는 게 습관이 되었을 뿐이다. 그는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인내심도 강했다.
연애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자신에게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선사해주었다.
천성이 순할뿐더러 유머 감각도 있고 야한 농담도 잘했다.
게다가 체력도 좋다고 하니 여러 방면에서 그녀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여보, 키스할 때 반응 좀 해줘. 내 첫 키스란 말이야.”
손태하는 침대에 엎드린 채 양지유의 볼에 얼굴을 대고 말했다.
물론 거짓말이었다. 옛날에 1일 남친으로 데이트하다가 강제 키스를 당한 적이 있기에 처음은 아니었다.
어차피 돈도 받았기에 일석이조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자기야, 계속 그렇게 있으면 옷 벗겨버린다?”
손태하는 그녀가 이미 자신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니면 키스 한 번에 그렇게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싫었다면 진작에 밀어냈을 테니까.
쪽!
말을 마치고 나서 다시 입을 맞추었다.
혀가 닿는 순간 양지유는 순순히 그의 리드에 따랐다.
손태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야 실감이 났다. 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남편으로 인정한 듯싶었다.
...
진한 키스를 끝으로 양지유는 손태하의 품에 늘어졌다.
얼굴은 어느덧 빨갛게 달아올랐다.
손태하는 신발을 벗고 침대에 올라가 양지유를 품에 끌어안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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