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이거... 오늘 대표님이랑 만났던 카페 근처 아파트 아닌가? 뭔가 이상한데? 대표님 성함도 양지유였고 만났던 곳도 분명 루프 아파트 근처였잖아. 그런데 우리 지유도 여기 산다고? 대표님이 이 아파트에 산다는 확신은 없지만 주변에 딱히 고급 아파트 단지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묘하게 겹치잖아.’ 손태하는 더 이상 생각을 이어갈 수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하게 뒤엉켜 뭔가를 더 떠올리고 싶어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야, 내가 괜히 아무 근거도 없이 이러는 게 아니야. 대표님이 너한테 정말 아무 감정도 없었다면 첫 만남부터 핸드폰 같은 걸 그냥 줄 리가 있겠냐? 손태하, 이건 무조건 밥 사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 저녁 메뉴는 무조건 꼬치구이야. 장어도 먹어야지!” “뭐라는 거야? 여자 친구 만날 것도 아니면서 장어를 왜 먹어? 아, 맞다. 재형아. 오늘 저녁은 일이 좀 있어서 안 될 것 같고 다음에 같이 먹자.” 퇴근하자마자 양지유를 만나러 가야 하니 저녁 약속은 무리였다. ‘일주일이나 못 봐서 그런지 너무 보고 싶네. 부드럽고 따뜻한 손, 말랑말랑한 볼... 그리고 내 품에 힘없이 안기던 그 촉감... 하아, 진짜 미치겠다. 그리워 죽겠네. 함께 지내보자고 했으니 동거하자는 의미겠지? 뭐, 법적으로는 이미 부부니까 같이 살아도 아무 문제 없잖아.’ “뭐야, 뭐야? 설마 벌써 대표님이랑 데이트하는 거야? 키우는 고양이가 뒤집기를 잘한다고 집으로 오라고 한 건 아니지?” “아니야, 그런 거. 자꾸 그렇게 말하지 마.” ‘상상력이 아주 폭주를 하네. 대표님이 아무리 내 몸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해도 순서라는 게 있지 않나? 이렇게 만나자마자 탐하려고 하는 게 어디 있어!’ “친척 만나러 가려고. 전에 말하지 않았나? 친척이 강성에 치료받으러 온다고 했잖아. 병문안은 한번 가봐야지.” 예전에 만들어 둔 가짜 친척을 제대로 써먹는 중이었다. “진짜 친척 병문안 가는 거 맞아?” “당연하지. 대표님은 돈도 많으시니 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