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그럼.” “좋아, 앞으로는 내 말 잘 듣는 거다, 알겠지?” “응, 당신 말은 뭐든 잘 들을게.” 손태하는 웃으며 양지유를 한껏 끌어안고 그녀의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 “우리 남편 정말 착하네. 그럼 이제부터 내 말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하자. 제대로 가르쳐줄게.” “응응! 정말 열심히 할게!” 다음 날 아침, 손태하는 평소보다 더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양지유는 여전히 그의 품 안에 폭 안겨 곤히 자고 있었고 하얗고 고운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진 듯했다. 확실히, 요즘은 그녀의 몸 상태가 훨씬 좋아진 게 느껴진다. 어제도 컨디션 아주 좋았고. 안순미가 아침 준비를 위해 문을 열고 들어올 때쯤, 양지유가 살며시 눈을 떴다. “여보...” 눈을 뜨자마자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손태하를 마주한 순간, 얼굴이 발그레하게 물들었다. 어제 밤 이후, 그녀는 손태하에 대한 마음이 한층 더 깊어진 걸 느꼈다. “우리 아기, 아직 졸려? 내 품에서 더 잘래?” 이제는 ‘자기’니 ‘아기’니 하는 애칭들도 서로에게 익숙해졌다. 나이 차이도, 직책도, 어느새 이들 사이에선 큰 의미가 없었다. 감정이 깊어지자 손태하가 먼저 오빠라고 불러달라고 할 때도 있었고 처음엔 부끄러워하던 양지유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불렀다. “안 졸려. 우리 어서 일어나야지. 짐도 챙겨야 하고 밥 먹고 나면 이사도 해야 하잖아.” “좋지! 당신이 지휘하면 내가 열심히 짐 옮길게.” 대저택으로 이사한다는 생각에 손태하는 잔뜩 들떠 있었다. 물론 본인 명의는 아니지만 대표님이 직접 살라고 해준 집인데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나야 짐이 얼마 없어서 금방 끝나.” 양지유는 그렇게 말하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짐이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준비하려면 어느 정도는 시간이 걸렸다. 두 사람은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본격적으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식사 준비 다 됐으니 아침 먼저 드세요. 근데 이건...” 안순미가 옷가지 몇 개를 챙기던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왔다. “네, 같이 밥 먹어요. 아침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