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태자 전하, 어인 일로 이리 노하시는 겁니까?”
네모난 얼굴의 중년 사내가 들어오며 말했다.
그가 바로 주호림이 가장 의지하는 책사이자 그가 태자 자리에 오르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장순덕이었다.
주호림은 살기 가득한 눈빛을 한 채 한 통의 서신을 장순덕에게 내밀었다.
“선생, 이것 좀 보시구려. 이 자가 나를 이토록 능멸하니, 내 어찌 노하지 않을 수 있겠소?”
서신을 자세히 살펴보던 장순덕은 눈살을 찌푸렸다.
‘정승의 딸 청옥이 망나니인 육황자에게 욕보임을 당하다니? 하나 누구의 서명도 없는 데다 글씨 또한 왼손으로 쓴 것 같아서 참으로 믿기 어렵군.’
잠시 생각에 잠겼던 장순덕의 눈에서 갑자기 빛이 났다.
“태자 전하, 서신에 적힌 것이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사옵니다. 어쩌면 누군가 태자 전하와 육황자 전하의 불화를 부추겨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것일지도 모르옵니다.”
그 말에 주호림은 분노가 다소 누그러들었으나 요 이틀 주석호가 한 짓이 떠올라서 또다시 화가 치밀었다.
“설령 이것이 거짓이라고 해도 석호의 추태를 내 도저히 좌시할 수 없소이다.”
이에 장순덕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오면 어쩔 생각인지요?”
“요새 몸 상태가 안 좋은 그의 목숨을 거두는 수밖에.”
주호림이 입술을 깨물며 말하자, 장순덕은 잠시 생각하다가 계책을 내놓았다.
“수라간에 심어 둔 밀정을 움직여 보겠사옵니다.”
자신전.
무황은 어의의 진단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잠시 후, 어의가 진맥하던 손을 거두고 말했다.
“폐하, 육황자 전하는 내상이 아닌 외상만 입은 것이라 십여 일 몸조리하면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의의 말을 무황은 반신반의했다.
“한데 어찌하여 피를 토한 것이냐?”
“그것은...”
어의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육황자 전하의 체질이 워낙 허약한지라...”
‘술과 계집에 빠져 몸이 상했다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하고 무황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상을 내릴 터이니 이만 물러나거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어의가 물러난 후, 무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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