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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지세원은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공주희가 안색도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을 보았다. 어제 일로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뒷좌석에서 멍하니 있던 공주희는 한참 후에야 차가 출발하지 않은 채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오빠, 왜 아직도 안 가요?” 지세원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꼬마 아가씨, 마침내 정신을 차렸네.’ 지세원이 가볍게 말했다. “앞자리로 와.” 약간 놀란 공주희는 잠시 멈칫한 후에 말했다. “괜찮아요. 어디 앉든 똑같아요.” 공주희의 말에 얼굴을 찌푸린 지세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도 운전하지 않은 채 그냥 시간을 끌려는 모양에 공주희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차 문을 열고 조수석으로 갔다. 안전벨트를 매려고 할 때 지세원이 말했다.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가자. 회사에 급한 일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다고 해도 나중에 얘기하자.” 공주희는 지세원과 단둘이 있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먼저 회사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오빠도 급한 일이 있다고 했잖아요?” 방금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 나가 봐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지. 네 부서에 정말로 급한 일이 생긴 거면 내가 매니저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게.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급한지 말이야.” 다소 엄숙한 얼굴로 말한 지세원은 휴대폰을 꺼내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전화하려고 했다. 그러자 공주희가 손으로 급히 막으며 휴대폰을 빼앗았다. “매니저에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제가 전에 하던 일을 다 끝내지 못한 거예요.” 말을 마친 공주희는 죄책감이 느끼는 듯 고개를 숙였다. 거짓말을 한 대가는 하나의 거짓말을 무수한 거짓말로 덮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세원과 김시아 두 사람 모두 급한 일로 나갈 걸 미리 알았더라면 공주희는 집에 남아 식사하는 걸 선택했을 것이다... “그럼 급한 일은 아니네.” 지세원은 공주희를 힐끗 바라본 뒤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그 말에 공주희는 고개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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