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6화
임윤슬은 그 한마디에 얼굴이 빨개졌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옷장에서 잠옷을 챙겼다.
“씻으러 갈게요.”
공지한은 도망치듯 욕실로 가는 임윤슬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입가에는 웃음이 천천히 번졌다.
기억을 잃었어도 두 아이가 있을 만큼 오래 함께 살아온 아내가 여전히 쉽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임윤슬은 온기 어린 기운이 남아 얼굴까지 빨갰다.
공지한은 옆자리를 툭툭 쳤다. 임윤슬더러 빨리 와 누우라는 뜻이었다.
임윤슬이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 올라오고 두 사람은 나란히 침대에 기대어 앉았다.
“지한 씨, 나 오늘 진짜 행복했어요.”
임윤슬은 공지한의 어깨에 몸을 기댄 채 고개를 들어 올렸다. 입가의 웃음이 감춰지지 않았다.
공지한은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고는 턱을 그녀의 머리 위에 살며시 얹었다.
조용히, 그러나 정성스럽게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었다.
“아빠랑 엄마, 두 분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아빠는 엄마한테 늘 따뜻하고, 엄마는 또 아빠를 잘 이해해 주잖아요. 우리도 그런 부부 될 수 있을까요?”
“그럼요.”
그는 지체 없이 대답했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내일은 어떻게 할지 생각해 봤어요? 부모님 모시고 어디 가려고요?”
“내가 내일 부모님 모시고 나갈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임윤슬이 깜짝 놀라 눈을 깜박였다. 아직 공지한에게 말한 적 없었는데 말이다.
“당연한 거 아닌가요?”
공지한은 눈을 조금 치켜올렸다.
“처음 강진 오셨는데 집에만 계시게 할 순 없죠. 내일은 주말이니까 유승이랑 유나도 학교 안 가고, 나도 일 없고요. 다 같이 가면 좋잖아요. 일정은 어떻게 할까요?”
“지한 씨는 진짜 좋은 사람이에요.”
임윤슬이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바보 같기는. 윤슬 씨 부모님이면 내 부모님이기도 하죠. 같이 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공지한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임윤슬은 내일 어디를 갈지 아직 정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지한 씨 먼저 자요. 난 내일 코스 좀 생각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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