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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공주희는 한동안 기침을 하고 나서야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지예빈의 손을 붙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은 장난친 거지?” 지예빈은 침대에 눕고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정말이야. 다들 봤다니까. 네가 우리 오빠 머리를 잡고 강제로 키스했잖아. 오빠 입꼬리가 찢어져 피도 났어.” 공주희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내, 내가 세원 오빠한테 키스했다고?” 공주희는 자신이 이렇게 큰 일을 저질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나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야.” 지예빈은 침대에 누운 채 공주희를 바라봤다. 그녀는 겁먹은 아이처럼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어제는 용기 내어 키스까지 했으면서 왜 한잠 자고 나니까 이렇게 식겁하는 거야?’ “뭘 걱정해. 그냥 키스한 거잖아. 오빠가 손해 본 것도 아닌데. 다만 입꼬리가 조금 찢어졌을 뿐이지, 큰 문제는 아니야. 걱정하지 마.” 지예빈은 손을 저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녀를 안심시켰다. 공주희는 침대 곁에 서서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어젯밤에 나는 어떻게 방으로 돌아왔어?” 지예빈은 천장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대답했다. “당연히 우리 오빠가 안고 데려왔지. 내가 안을 수는 없잖아. 게다가 넌 완전 일찍 뻗었어. 난 새벽에야 잠들었다고.” 지예빈은 하품을 크게 했다. “아직 이른데 좀 더 자자.” 그러고는 몸을 돌려 이불을 끌어 덮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공주희가 갑자기 침대 위로 몸을 던지고는 얼굴을 베개에 묻었다. “악, 어떡해. 망했어. 내가 어떻게 이렇게 큰 실수를 저지르다니...” 공주희는 한참 소리를 지르다가 갑자기 뒤집어 누워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빈아, 앞으로 나 절대 술 못 마시게 해야 해. 절대 안 돼. 술이 문제라더니 그 말이 딱 맞네.” 옆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공주희 때문에 지예빈은 당연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이불을 덮은 채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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