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3화
공주희는 진지하게 고민에 빠졌다. 아무래도 이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았지만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불안해 조심스레 물었다.
“정말 그래도 될까?”
“걱정 마. 우리 오빠가 너를 얼마나 끔찍하게 아끼는데. 절대 화 안 내니까 안심해. 겨우 키스 한 번이잖아. 그냥 입술 좀 부딪친 건데 오빠 입장에서 손해 볼 것도 없지, 뭐.”
지예빈은 태연하게 공주희를 달랬다. 하지만 공주희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기억 속에 남은 어젯밤의 일은 결코 ‘입술 좀 부딪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은 공주희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그 문제의 ‘교복’을 캐리어 깊숙이 처박았다. 세수까지 마치고 나자 때맞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밖에서 지세원의 잔뜩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희야, 일어났어? 아침 사 왔어.”
공주희는 슬리퍼를 끌며 달려가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아침 식사가 든 봉투를 든 지세원이 서 있었다. 그런데 그의 코끝이 빨갛게 부어 있었고 얼굴색도 눈에 띄게 좋지 않았다. 공주희는 민망함을 무릅쓰고 아침 봉투를 건네받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세원 오빠.”
지세원은 대답 대신 연속해서 재채기를 몇 번이나 터뜨렸다. 그 모습에 공주희는 어색함도 잊은 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세원 오빠, 혹시 감기 걸렸어요?”
“조금 그런 것 같네.”
지세원의 목소리는 형편없이 갈라져 있었다. 한눈에 봐도 감기 증세가 심각해 보였다.
“약은 먹었어요? 꽤 심한 것 같은데.”
공주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왜 이렇게 독한 감기에 걸린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세원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방 안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었다. 그는 등받이에 머리를 기댄 채 지그시 눈을 감았다. 어젯밤 방으로 돌아간 뒤 들끓는 열기를 식히려 찬물로 몇 번이나 샤워를 한 데다가 머리도 채 말리지 못하고 잠든 탓이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머리는 천근만근 무거웠고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으며 기침까지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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