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1화
지예빈이 지세원의 방 앞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문은 반쯤 열려 있어 그녀는 거침없이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하지만 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로 보아 지세원은 샤워 중인 듯했다. 지예빈은 잠시 후에 다시 올까 고민하다가 침대 위에 놓인 물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낡아 보이는 철제 상자였다.
그녀는 무심코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
상자는 열려 있었고 세월을 꽤 탄 흔적이 역력했다.
그리고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본 순간, 지예빈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 안에 왜... 왜 온통 주희의 사진뿐이지?’
지예빈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철제 상자 속 물건들을 하나씩 집어 들었다. 보면 볼수록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공주희의 정면 사진부터 몰래 찍은 듯한 사진들까지, 상자 안은 전부 공주희와 관련된 것들로 가득했다. 심지어 공주희의 필체가 담긴 작은 메모지 몇 장까지 들어 있었다.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 정말로 주희였다니.’
지예빈은 침대맡에 주저앉아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샤워를 마친 지세원이 덜 말린 머리를 털며 밖으로 나오다 침대에 앉아 있는 지예빈을 발견했다. 그녀의 손에는 공주희의 사진 한 장이 들려 있었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다가갔다.
“네가 왜 내 방에 있어.”
그의 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마음을 들킨 수치심과 분노가 뒤섞인 반응이었다.
지세원이 눈앞에 나타나자 정신이 번쩍 든 지예빈은 서둘러 사진을 철제 상자에 도로 집어넣고는 어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세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지나쳐 침대 위의 물건들을 묵묵히 정리했다. 공주희의 사진들을 전부 철제 상자에 담아 뚜껑을 닫더니 옷장 서랍 가장 깊숙한 곳에 밀어 넣었다.
지예빈은 지세원이 보물이라도 숨기듯 상자를 소중히 간직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저렇게까지 철저히 숨겨왔으니 그동안 눈치를 채지 못한 것도 당연했다. 두 사람은 대체 왜 이렇게 좋은 세월을 허비하며 멀리 돌아온 것일까.
물건을 다 정리한 지세원은 아직도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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