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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장 아무 사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내가 귀국한 후 안상민을 마주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전에 안민혁한테 사고가 생겼을 때 안상민에게 알릴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안상민은 이미 사고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앞에 누워있는 피범벅이 된 남자는 분명 낯이 익은 얼굴인데 누구인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남자가 고개를 들고 내 쪽으로 기어 오면서 말했다. “로아 씨,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정말 일부러 로아 씨를 납치한 게 아니에요.” “다 저 여자 때문이에요. 저 여자가 돈을 주면서 시켰어요. 그래서 저희 보스가 로아 씨를 납치했던 거예요!” 남자는 눈물 콧물을 흘리며 변명했고 그제야 나는 이 얼굴이 기억났다. 나를 납치했던 납치범 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너무 맞아서 얼굴에 상처가 나고 피범벅이 되어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안상민이 어떻게 이 남자를 찾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명확한 건 이 사건의 주범이 이미 밝혀졌다는 거다. 유선영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예요? 나는 모르는 사람이에요.” “로아 씨, 아무나 데려와서 나를 모함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 건가요? 증거가 있으면 차라리 신고해요!” “국제 납치 사건인데... 참, 조사가 빨리 이루어진다고 할지라도 혁이가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마지막 말을 뱉으면서 유선영은 확신에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국제 사건은 적어도 몇 달은 걸리는데, 안민혁에게 몇 달이라는 시간이 더 있을까? 정말 유선영을 구치소에 보낸다 해도 유씨 가문이 아예 등을 돌리면 어쩌지? 그럼 안민혁은 어떻게 되는 거지? 유선영은 겁먹은 눈으로 안상민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르신, 처... 처음 뵙겠습니다. 저와 혁이는...” “민혁이랑은 아무 사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민혁이가 나한테 그랬어요.” 안상민은 하품하며 무심한 듯 말했지만 두 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민혁이가 죽으면 당신이 민혁이 가는 길 외롭지 않게 같이 가줘야 할 거야. 끌고 나가.” 안상민이 손을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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