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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그날 점심 무렵, 전원 수속은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한가을은 병실 안에서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배성빈이 들어왔다. “가을아, 왜 전원하는 거야? 설마... 나 때문이야?” 한가을은 그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대답이 없자 배성빈은 초조한 얼굴로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가을아, 우리 한 번만 제대로 얘기하자. 이렇게 계속 피하지 말고.” 그녀는 곧바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 “배성빈, 너 진짜 끝이 없네. 지진 때 날 구해준 건 고맙게 생각해. 하지만 그게 날 계속 괴롭혀도 된다는 뜻은 아니야. 감사금은 집으로 따로 보낼게. 그걸로 끝내. 제발 앞으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배성빈의 발걸음이 휘청였다. “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해야 용서 해줄래? 너도 회귀한 거라고 네 눈빛이 다 말해 주고 있어. 제발 대화로 풀면 안 돼?” 한가을은 눈을 굴리며 짜증 섞인 목소리를 냈다. “야, 배성빈. 진지하게 말하는데 너 상담 좀 받아 봐. 아니면 정신과라도 가보든가. 정상적인 사람은 이런 말 안 해.” 이건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이었다. 다만 전생에서는 두 사람의 위치가 정반대였을 뿐이다. 그때의 한가을은 울면서 자신이 이미 한 번 죽었고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까지 전부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믿지 않았다. 오히려 비웃으며 그녀를 미친 사람 취급했다. 그때 뿌린 씨앗이 이제야 돌고 돌아 그에게로 향했다. ‘원래 이렇게 아픈 거였구나...’ 배성빈은 주먹을 꽉 쥐었다. 관절이 하얗게 질릴 만큼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가을아, 그때 내가 너한테 상처 줬으니까... 날 미워하는 것도 당연해. 그래도 한 번만 정말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이대로면 난 평생 이렇게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해.” ‘그래서 뭐?’ 그게 한가을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사과한다고 해서 반드시 용서받아야 하는 건 아니었다. 배성빈의 눈물은 그녀의 마음을 조금도 흔들어 놓지 못했다. 그가 더 아파할수록 한가을의 머릿속에는 전생의 기억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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