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화
차에 올라타고서도 정서연은 잔뜩 긴장한 채 굳어 있었다.
“서연 씨, 잠깐 눈 붙여요. 도착하면 깨울게요.”
창백해진 얼굴로 추지훈의 말을 듣던 정서연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았다.
차는 곧 단지로 들어섰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눈을 뜨자, 그녀의 얼굴에서 조금 전의 두려움은 가셔 있었다.
“언제 도착했어요? 왜 안 깨웠어요?”
대시보드 시계를 보니 밤 12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 참이었다.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다 보니, 왼손이 추지훈의 두 손에 감싸여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가 살짝 손을 움직이자, 그는 즉시 놓아 주었다.
정서연은 입술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숙여 안전벨트를 풀었다.
“서연 씨...”
추지훈이 말을 꺼내려는 순간 창밖에서 똑똑하는 소리가 들렸다.
창문 앞에는 최재현이 서 있었다. 얼굴에는 걱정이 어려 있었다.
정서연은 무표정으로 문을 열고 내려섰고, 추지훈은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
“괜찮아?”
정서연을 보자마자 최재현이 손을 붙잡았다.
“방금 일 들었어. 다친 데는 없어?”
그의 시선이 그녀를 위아래로 훑었고 미간이 잔뜩 모였다.
정서연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뿌리쳤다.
“나 괜찮아. 여기까지 왜 온 거야?”
전날 벌어진 최재현과 추지훈의 언쟁이 아직 생생했다. 정서연은 추지훈 앞으로 한 발 나서며 경계하듯 최재현을 바라봤다.
최재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추지훈을 확인하자 얼굴빛이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
“그냥 네가 무사한지 확인하려고.”
목소리에는 못마땅함이 섞여 있었다.
언제부턴가 자신의 걱정이 정서연에게는 귀찮은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씁쓸하게 했다. 추지훈이 나타난 뒤로 그녀가 자신에게서 더 멀어진 것도 분명했다.
“나는 정말 괜찮아.”
정서연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돌아가. 오늘 너무 피곤해.”
최재현은 추지훈과 그녀를 번갈아 보다가 한 걸음 물러섰다.
“알았어. 푹 쉬어. 이번 일...”
“너랑은 상관없어.”
정서연이 말을 잘랐다.
어색한 침묵이 두 사람을 감쌌다. 최재현은 깊은 주름이 이마에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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