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화
신호는 약했지만 다행히 긴급 구조 요청은 성공적으로 연결되었다. 정서연은 숨을 헐떡이며 다급하게 외쳤다.
“누군가 쫓아오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그녀는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자신이 처한 정확한 위치를 전달했다. 하지만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텅 빈 복도에서 급박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정서연은 놀라서 급히 엘리베이터 한쪽 구석으로 물러섰다. 발소리가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심장은 조여왔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이미 경찰에 신고했어요! 더 가까이 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
그녀의 위협이 끝나기도 전에 검은 그림자가 번개같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파고들었다. 상대는 순식간에 정서연의 팔을 거칠게 잡고 밖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했고 그녀는 필사적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붙들었다.
감시카메라는 바로 위쪽 구석에 있었기에 등 뒤 남자의 마스크만 벗겨낼 수 있다면, 그의 얼굴을 명확히 기록할 수 있었다.
‘기회는 지금뿐이야!’
정서연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 층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자들은 결코 한 사람이 아니었고 여기서 끌려 나가면 살아 돌아갈 가능성은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증거를 남겨야 했다.
“죽기 싫으면 손 놔!”
남자가 그녀의 손을 떼어내기 위해 팔을 뻗는 순간, 정서연은 재빨리 그의 얼굴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상대는 이미 대비한 듯 그녀의 손목을 재빠르게 잡아챘다. 그는 정서연을 강제로 잡아당기는 대신, 자기 얼굴에 씌운 마스크를 급히 붙들었다.
“원하는 게 뭐죠?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드릴 수 있어요.”
정서연은 지체하지 않고 그를 설득하려 했다.
“제발 저만 놔주면,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게요!”
하지만 남자는 눈만 드러낸 채 그녀를 사납게 노려보며 비웃었다.
“돈? 아무리 많은 돈도 네 목숨보단 값지지 않아! 우린 돈이 아니라 네 목숨을 원해!”
말을 마친 남자가 비상계단 쪽에 숨어 있는 동료에게 재빨리 눈짓했다. 다른 한 명이 급히 접근하는 소리가 들리자, 정서연은 마지막 힘을 짜내 남자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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