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화
최재현의 명령조로 느껴지는 어투에 추지훈은 미간을 더욱 깊이 찌푸렸다.
“여기서 위선 떨 시간 있으면 차라리 누구한테 원한을 샀는지나 잘 생각해 봐요. 경찰 말로는 서연 씨가 환자 가족에게 이런 방식으로 보복당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대요. 분명히 당신 사회적 관계 때문일 거라고 하니까.”
추지훈은 말을 마치며 핸들을 꺾어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최재현은 평소와 달리 즉시 반박하지 않고 잠시 침묵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아. 새로운 소식 들어오면 바로 알려줘.”
그 말을 끝으로 통화는 뚝 끊겼다.
추지훈은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도로를 응시하며 가슴이 죄어들었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
멀리 펼쳐진 어둠 속을 보며 그는 더 깊이 생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모든 게 끝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를 악물고 위험을 무릅쓴 속도로 어둠 속으로 차를 몰아넣었다.
경찰 차량들은 이미 여러 방향으로 나누어 수색을 진행하고 있었다. 추지훈과 최재현이 거의 무모할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데 비해 경찰은 신중하고 철저했다. CCTV에 찍힌 차량이 남서쪽으로 향하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추지훈은 경찰이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한 방향을 택했지만 최재현은 아마도 다른 길을 선택했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비는 점점 거세졌고 최대 속도로 작동하는 와이퍼마저도 시야를 확보하기 힘들 정도였다.
정서연은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는 긴 시간 동안 차 안에 갇혀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어둠이 그녀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긴 여정에서 가장 그녀를 괴롭힌 것은 바로 절망이었다.
손목은 피부가 벗겨질 만큼 쓸려 있었고 밧줄은 조금 느슨해졌지만 여전히 빠져나가기 어려웠다.
약물 때문인지 머리는 여전히 어지러웠고 팔에서 올라오는 통증은 오히려 정신을 차리기보다 더욱 그녀를 지치게 했다.
“비가 점점 더 심해지네. 앞으로 두 시간은 계속 쏟아질 텐데 이대로 달리면 돌아갈 땐 아침이겠어.”
조달구가 창밖을 흘끔 보며 근심 섞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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