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화
정수아가 말을 맺지 못하자, 애매한 기류가 순식간에 추지훈과 정서연 사이로 번졌다.
최재현은 몸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주먹 꽉 쥐고 이를 갈았다.
“나가.”
정수아는 깜짝 놀라 그를 힐끗 보더니 눈가를 적시며 말했다.
“오빠, 내가 무슨 말을 잘못한 거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고요한 방 안에는 분노 섞인 최재현의 목소리만 메아리쳤고, 최예준의 울음이 겹쳐 듣는 이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추지훈이 입을 떼기도 전에 유지안이 그를 밀어 밖으로 내보냈다.
“추 선생님, 오상준 선생님이랑 상의해서 서연이를 어떻게 깨울지 논의해 보세요.”
그가 나간 뒤에도, 정수아는 제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유지안이 문가에서 외쳤다.
“아직도 안 나가요?”
정수아의 몸이 굳었다.
“나 바로 밖에 있을게. 오빠, 무슨 일 있으면 불러.”
최재현은 대꾸하지 않고 곧장 병상으로 가서 울고 있는 최예준을 끌어안았다.
“울지 마. 할 말 있으면 똑바로 말해. 이렇게 운다고 달라지는 거 없어.”
친아들이어도 최재현의 인내심은 바닥나 있었다.
무시당한 정수아는 입술을 물더니 병실을 나갔다.
“아빠, 엄마 죽어요? 이모가 엄마가 죽을 수도 있다는데... 난 엄마 죽는 거 싫어요.”
최예준이 최재현을 꼭 끌어안고 울며 물었다.
“엄마가 죽는다고 누가 그랬어?”
최재현의 미간이 더 깊게 찌푸려졌다.
“엄마 안 죽어.”
그는 병상 위 생기 하나 없는 정서연을 바라보다 가슴이 욱신거렸다.
“지안 이모가 계속 침대 옆에서 엄마한테 말 걸면 엄마가 깬다고 그랬어요, 맞아요?”
최예준은 그를 놓고 병상 난간에 올라가 정서연의 손을 꼭 잡았다.
최재현이 답하기도 전에 아이는 벌써 엄마를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 제발 빨리 일어나. 나 다시는 엄마 기분 상하게 안 할게.”
이 모습을 보던 최재현은 코끝이 시큰해졌다.
병실 밖에서 정수아는 안의 따뜻한 풍경을 보며 어금니를 꽉 물었다.
‘내가 그토록 공들였는데, 정서연이 한 번 납치를 당했다는 이유로 전부 뒤집히는 거야? 아니, 이런 일은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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