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백연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럼 바닥에 털라고요? 나 그렇게 예의 없는 사람 아니거든요.”
최도영은 그녀의 뻔뻔한 말투에 말문이 막혔다.
담배가 반쯤 타들어 갈 때쯤 백연이 다시 물었다.
“나랑 협력한다면서요? 그래서 도대체 언제 시작할 건데요?”
그 ‘협력’이 무슨 의미인지 둘 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최도영은 허술한 기운을 거둬들이며 그녀를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근데 이 협력은... 그만두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해서... 백연 씨는 주재현이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말을 바꾸는 최도영의 모습에 백연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최도영 씨, 나 안 도와주겠다는 건... 혹시 최도영 씨가 나를 좋아하게 되어서 그런 건 아니죠?”
장난기 어린 그녀의 눈빛이 도영에게 꽂혔고 그 속에는 옅은 조롱이 섞여 있었다.
최도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걱정하지 말아요. 난 백연 씨 같은 여자 절대 안 좋아하니까.”
예쁜 얼굴 하나 빼면 장점도 없고 성격은 더 엉망이었다.
“그리고 백연 씨가 주재현 좋아한다면서요... 왜 나한테 강제로 키스한 거죠? 그게 백연 씨가 말하는 ‘좋아한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최도영의 말투에는 본인도 눈치 못 챈 질투가 은근하게 배어 있었다.
백연은 다시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흩날리는 연기 속에서 그녀의 눈부신 이목구비가 흐릿하게 일렁였다.
희뿌연 연기가 걷히자 그녀의 눈에는 장난스러운 흥미만 남아 있었다.
“그냥 최도영 씨랑 키스 연습 좀 하면 안 돼요?”
최도영은 순간 멍해졌다. 자기 인생 첫 키스를 빼앗긴 건데... 그녀에게는 그저 ‘연습용’일 뿐이라니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순간 머리가 뜨겁게 달아오른 최도영은 차갑게 말했다.
“키스 기술도 연습이 필요해요? 그럼 침대 기술도 연습해야 되는 건가 봐요?”
백연은 눈을 깜빡이며 최도영을 보았다.
“최도영 씨, 나랑 자고 싶어요?”
“...”
‘아니, 이 여자는 어떻게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저런 말을 하지?’
“난 백연 씨랑 잘 생각 없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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