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어느 사립 병원의 특실.
주씨 가문의 요독증에 걸린 작은 도련님은 자신에게 신장을 기증할 사람이 아버지의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백진우를 한 번 보고 싶다고 난리 쳤다.
병실에 누워 있는 주유민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백진우를 보자마자 순식간에 기운을 차렸다.
“네가 그 천한 것이냐?”
주유민은 백진우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두 사람은 아버지가 같았고 운명적인 우연이었는지 이름마저 비슷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처음 마주하자마자 주유민은 곧바로 깊은 혐오감을 느꼈다.
이 영혼에서 비롯된 혐오감은 점점 더 짙어졌다.
백진우가 똑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자 주유민은 벌떡 침대 옆의 물컵을 집어 힘껏 백진우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퍽 소리와 함께 유리컵이 백진우의 이마에 부딪혔다. 순간 피가 흘러내렸다.
피가 백진우의 얼굴 절반을 붉게 물들이며 방울방울 바닥에 떨어졌다.
백진우는 작게 신음하며 손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세게 박혔다.
주유민은 이 모습을 보고 경멸하며 비웃었다.
“천한 것, 다음에 또 감히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본다면 네 눈을 파낼 거야.”
“네가 주씨 가문에 돌아왔다고 해서 주씨 가문이 너를 둘째 도련님으로 대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내가 있는 한, 너는 영원히 햇빛을 보지 못할 천한 것이니까.”
“네 신장이 쓸모 있지 않았다면 너는 평생 우리 집에 발 한 발짝 들여놓을 기회도 없었을 거야.”
백진우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피가 눈으로 흘러들어 눈빛이 섬뜩하게 음침했다.
하지만 그는 참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주씨 가문에서 그는 아무런 권력도 없었고 몸속의 신장만이 당분간 이용 가치가 있을 뿐이었다.
사생아여도 상관없다. 그는 천천히 위로 기어오를 것이다.
주씨 가문의 모든 것을 얻고 그때가 되면 이 사람들을 전부 발밑에 밟아버릴 것이다.
주유민이 계속해서 발작을 일으키려 할 때 우아하고 고귀한 중년 여성이 병실로 들어왔다.
백진우의 얼굴이 피범벅인 것을 보자 소정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주유민을 경고하듯 바라보았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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