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화
장희수는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이 집안에서 그녀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강민철은 달랐다. 무슨 일이 생기면 결국 책임은 그가 지게 될 테니까.
그래서일까, 이 집안에서 강민건의 ‘새어머니’로 사는 건 그 어떤 자리보다도 까다로웠다. 장희수가 조심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그런 일까지 굳이 민건이한테 보고할 필요가 있어? 이 집안이 지금 걔 손에 달린 것도 아닌데.”
강민철이 신문을 덮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윤지가 어릴 때부터 봤잖아. 거의 우리 딸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당신은 항상 당신의 그 아들만 생각하잖아요. 당신이 그렇게 챙겨줘도 민건이는 고마운 줄도 모르는데.”
장희수가 피식 웃으며 남편의 등을 토닥였다.
“됐어요, 민건이는 바쁘기도 하고 아직 젊잖아요. 우리도 나이 들어서 욱할 때가 있는데 그 나이때는 더하죠, 뭐. 난 그저 윤지를 친딸처럼 아껴서 그런 거예요. 민건이가 알게 되면 괜히 오해할까 봐 걱정이에요. 우리가 둘을 억지로 엮으려는 것처럼 보일까 봐.”
그녀의 말에 담긴 속뜻은 분명했다. 장희수는 선을 넘고 싶지 않았다. 이 집안의 균형이 얼마나 미묘한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강민철의 표정은 진지했다.
“고씨 가문이야말로 우리 집안과 가장 어울리는 상대야. 윤지도 괜찮은 애고 가정환경도 깔끔하지. 민건이랑 이어지면 금상첨화, 천생연분이야.”
하지만 장희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여보, 지금이 무슨 시대라고 우리가 애들의 혼사를 정해요. 애들 일은 애들이 알아서 해야죠.”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강민건이 누구와 만날지, 어떤 집안과 엮일지는 그녀가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그녀의 역할은 행사 준비와 관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
모녀 자선 만찬회 날.
박아윤과 유선영 모녀는 하늘색 드레스를 맞춰 입었다. 맑은 색감이 두 사람의 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박아윤은 머리를 세련되게 올려 묶어 발랄하면서도 품격 있는 인상을 풍겼다.
“엄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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