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화
어쩔 수 없이 고승환은 먼저 자리를 떴다. 그가 나가자 고윤지는 어리광 섞인 눈빛으로 한여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엄마는 내 마음 이해하시죠?”
“참, 우리 딸 네 아빠가 이해를 못 하는 게 아니야. 너를 손바닥 위에 올려 키운 사람이니 당연히 너를 아끼는 마음이 더 크겠지. 너를 소중히 대하지 않는 남자에게 너를 맡기고 싶겠어?”
“하지만 엄마, 인생이란 끝까지 가봐야 결말이 어떤지 아는 거잖아요. 중간에 포기할 순 없죠.”
고윤지의 눈빛은 단단했다. 감정은 키워가는 것이라고 그녀는 믿고 있었다. 무엇보다 강민건이 자신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건 아니라고 여기고 있다.
“너는 모든 게 다 좋은데 딱 하나만 고쳐야 해. 고집이 너무 세.”
한여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고씨 가문의 실력으로 고윤지가 부모의 뜻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평생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엄마, 엄마가 늘 그러셨잖아요. 자기 인생의 주인은 자신이라고.”
“그래, 알았어. 이제 와서 내가 반대해 봤자 소용이 없지.”
“역시 엄마밖에 없어요.”
고윤지는 어머니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애교를 부렸고 한여정은 그런 딸을 안아 주며 미소 지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불안이 남았다.
그날 저녁, 남편과 딸이 모두 집을 비운 틈을 타 한여정은 조용히 강민건의 집을 찾아갔다.
“미리 연락도 못 드리고 와서 죄송해요. 혹시 불편하진 않으시죠?”
한여정이 정중히 인사를 건네자 장희수가 장미경이 웃으며 손을 잡았다.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가 언제부터 남이었나요? 얼마 전에도 민철 씨가 그러더군요. 다음엔 꼭 두 분과 함께 식사하자고.”
“아, 그랬군요. 제가 괜해 걱정했네요.”
“별말씀을.”
잠시 안부를 나눈 뒤 강민철은 지난번 만찬 이야기를 꺼내며 한여정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지난번 일 말이에요. 그날은 정말 미안했어요. 버릇없는 녀석이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제가 제대로 가르치질 못해서 그래요. 괜히 윤지 양한테 폐만 끼쳤어요.”
한여정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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