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포장 용기 바깥까지 스며 나온 갈비찜의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코끝에 맴돌았다.
예의상 해본 말인데 설마 진짜로 가져갈 줄이야.
강도윤은 배달 봉투를 받아들고는 곧장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작 그녀를 데리고 들어갈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
최지은이 따라가려는 찰나 프런트 여직원에게 제지당했다.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해요.”
최지은은 어이가 없었다.
곤란한 처지에 놓인 사람은 딱 봐도 그녀이지 않은가?
강도윤은 ‘기브 앤 테이크’도 모르는 듯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그녀가 아니었다. 결국 프런트 여직원의 감시 속에 다시 응접실로 돌아갔다.
여직원도 섣불리 내쫓지는 못했다. 강도윤의 태도만 봐서는 최지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지은은 배가 등에 붙을 지경이었다. 결국 물만 벌컥벌컥 들이켰고, 살짝만 움직여도 배 속에서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서러울 수가.
혁운 그룹이 운성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로 이런 푸대접은 처음이었다.
이때, 구석에 앉아 있던 여자가 가방에서 찐빵 두 개를 꺼내더니 머뭇거리다가 하나를 건네주었다.
“배라도 좀 채워요.”
최지은은 사양하려 했지만 여자는 기어코 찐빵을 손에 쥐여주었다.
“드세요. 아직 오래 기다려야 할 텐데.”
“고마워요.”
이쯤 되면 더는 거절할 수 없어 순순히 받아들였다.
곧이어 찐빵을 한 입 베어 물고, 옆자리에서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먹은 것도 많지 않은데 목까지 막혔다. 사무실에 앉아 먹음직스러운 갈비찜을 음미하고 있을 강도윤과 달리 구석에서 찐빵으로 배를 채우는 자기 모습을 떠올리자 속이 뒤틀렸다.
애초에 강호 그룹에 고용할 생각도 없으면서 그녀의 음식까지 가로채다니!
정말 얄밉고 괘씸했다.
속으로 갈비찜 먹고 설사나 하라고 몰래 저주를 퍼부었지만 분노는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
그렇게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와중에 가방 안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
이내 꺼내서 확인해 보니 운성 지번으로 걸려 온 낯선 번호였다.
일련의 숫자에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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