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대문을 지나 정원에 들어서는 순간 2층 발코니에 서 있는 최지유를 발견했다.
등 뒤를 비추는 불빛 때문에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최지은은 빠르게 다가가 고개를 살짝 들었고, 눈빛에 좌절감과 실망감이 섞여 있었다.
“언니, 나 미션 실패했어.”
최지유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갈색 눈동자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괜찮아. 강도윤은 널 입사시켜줄 거야.”
단호한 목소리는 마치 모든 일이 그녀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제야 최지은도 한결 안심되었다.
최지유의 시선이 그녀가 착용한 목 보호대에 머물렀다.
“목이 왜 그래?”
최지은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 감기에 걸려서 근육 경련이 온 데다가 베개까지 잘 못 베서 그래. 괜찮아.”
최지유는 눈살을 찌푸렸다.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는 감정을 읽기 어려웠다.
“시간 내서 건강검진이라도 받아.”
최지은이 순순히 대답했다.
“알았어. 강호 그룹에 입사하면 검진받아보라고 할 거야.”
그렇게 되면 검진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최지유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갔다.
언니의 위로 덕분에 입사에 대해 긴가민가하던 최지은도 왠지 모르게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다음 날.
최지유가 2층에서 내려왔을 때 최지은이 뒤따라 방에서 나왔다.
오늘 언니랑 아침을 같이 먹으려고 일부러 일찍 일어났다.
“좋은 아침.”
최지은은 맞은편 의자에 앉으며 기분 좋게 인사했다.
“그래.”
최지유가 무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장미숙이 최지은에게 좁쌀죽을 떠다 주었다.
그녀는 그릇을 받아들고 죽을 먹으면서 최지유와 최현 그룹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최지유는 거의 대답이 없었고, 인상을 찌푸린 채 표정이 어두웠다.
“언니, 몸이 안 좋아?”
최지은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최지유는 고개를 저었다. 그때 마침 옆에 있던 휴대폰이 울리자 재빨리 집어 들며 말했다.
“너 먹어. 난 먼저 가볼게.”
이내 의자에 올려놓은 서류 가방을 집어 들고 통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