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곧이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나가요.”
이토록 화가 난 강도윤의 모습은 보기 드물었다.
최지은은 멈칫했지만 눈치 빠르게 소파에서 일어났다.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인 만큼 그녀가 굳이 들을 필요는 없었다.
이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꾸중을 듣던 직원과 눈이 마주쳤는데 원망이 서려 있었다.
최지은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도와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
강도윤을 지나칠 때 그가 갑자기 팔을 덥석 붙잡았다.
최지은은 잠깐 놀랐다.
꾸중을 듣던 직원은 그제야 무언가 깨달은 듯 잽싸게 자리를 떠났고, 그녀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무실을 나가면서 친절하게 문까지 닫아주었다.
넓고 밝은 사무실에 그녀와 강도윤만 덩그러니 남았다.
강도윤은 고개를 숙여 무심한 시선으로 그녀를 흘겨본 뒤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최지은도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뒤를 따라갔다.
강도윤이 의자에 앉자 어제 밤새워 준비한 자료를 내밀었다.
“잠깐만 시간 내주셔서 제가 준비한 세부 기획안을 한 번 보고 입사 결정 내려주시면 안 될까요?”
강도윤은 그녀가 두 손으로 건넨 서류를 내려다보았다. 무심한 눈빛은 아무 감정이 없었다.
“어제 이미 나눈 얘기인데 굳이 오늘 또 시간 내서 볼 필요 있을까?”
말을 마치고 책상 위에 놓인 다른 서류를 집으며 그녀의 기획안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허공에 멈춘 최지은의 손이 움찔했다. 하지만 쌀쌀맞은 말에 주눅 들기는커녕 서류를 다시 집어넣고 태연하게 받아쳤다.
“확인할 시간이 없으시다면 제가 직접 설명해 드릴게요. 많은 고민 끝에 강호 그룹 지사가 운성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는 더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해냈어요.”
강도윤이 서류를 넘기다 멈칫하더니 다시 검토를 이어갔다.
남자의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한 최지은은 자신감이 붙어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
“강 대표님께서 이미 혁운 그룹의 지분을 대부분 확보하고 계신 만큼 단순한 발판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합병을 추진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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