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강도윤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서류를 내려다보았다.
“볼일 없으면 꺼져.”
서민준은 심드렁하게 대답하고 뒤돌아서 사무실을 나갔다.
하지만 떠나지 않고 문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손목을 들어 올려 시계만 쳐다보았다.
대략 1분쯤 지났을 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
서민준은 손을 내리고 팔짱을 끼더니 벽에 몸을 살짝 기댔다. 그리고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왜 나왔어요? 최지은 씨는 이미 돌아갔을 텐데.”
강도윤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눈빛은 싸늘했고, 무표정한 얼굴로 파티션 너머에 있는 비서에게 무뚝뚝하게 말했다.
“커피 한 잔 부탁해요. 그리고 내선 전화에 문제 있으니까 사람 좀 불러줘요.”
“네, 대표님.”
비서가 나지막이 대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탕비실로 걸어갔다.
서민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아직 멀리 안 갔을 텐데 제가 대신 좀 붙잡아 둘까요?”
강도윤의 눈빛은 시종일관 무심했고, 이내 그를 흘겨보았다.
“그렇게 한가하면 진성 쪽 프로젝트 너한테 넘긴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던 서민준의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아부 섞인 말투로 말했다.
“농담도 못 해요? 참.”
강도윤은 시선조차 주지 않고 돌아서서 사무실로 들어갔다.
곧이어 지원팀 직원이 대표실에 도착해 책상 위 내선 전화를 점검했지만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저...”
막 보고하려는 찰나, 강도윤이 손을 휘휘 젓자 직원은 눈치껏 자리를 떴다.
결국 사무실에는 강도윤 혼자만 남았다.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바라보는 그윽한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이내 손으로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더니 시선은 책상 위에 놓인 최지은의 기획안으로 향했다.
강호 그룹에서 운성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매니저가 강도윤의 호출을 받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어리둥절한 와중에 상사가 내미는 서류를 얼떨결에 받아들었다.
“이 기획안 한번 확인해보세요.”
프로젝트 매니저가 황급히 양손으로 서류를 펼쳤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30분가량 꼼꼼히 살펴본 후 고개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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