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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최지은은 지금까지 자신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만으로는 세상의 깊이를 헤아리기엔 아직 너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저는 음료수로 할게요.” 비행기 안에서 술을 마셔본 적 없는 그녀는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지만 자신의 주량을 떠올리며 그 생각을 접었다. 하지만 서민준은 이미 승무원에게서 와인병을 받아 그녀 잔에 따라주며 말했다. “조금만 맛보는 건 괜찮아요. 이건 형이 소중히 간직하던 좋은 술이에요. 평소엔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만 쓰던 건데 오늘 큰맘 먹고 내놓은 거라 안 마셔보면 아깝지 않겠어요? 다음에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겠어요.” 와인을 따르는 서민준의 손에는 담배가 끼워져 있었다. 담배 연기가 최지은의 코를 스치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기침을 했다. “담배 꺼.” 신문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강도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투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묻어 있었다. 서민준은 급히 손에 든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미안한 표정으로 최지은을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최지은 씨. 사적인 공간에서는 마음대로 하는 습관이 배어 있어서 제가 실수했네요.” 최지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적응을 못 하고 당황해서 그런 거예요.” 강도윤은 손에 든 신문을 반듯하게 접어 한쪽에 두고 테이블 위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승무원은 음식을 모두 내려놓은 뒤 공손히 업무 공간으로 물러났다. 최지은은 생전 처음으로 비행기 안에서 술을 마셔보았다. 원래 주량이 좋지 않은 데다 환경 탓인지 한 잔을 다 마시기도 전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녀는 몇 분간 더 버티며 술기운을 눌러보려 무언가를 먹기 시작했다. 강도윤은 최지은을 힐끔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그녀 잔에 남아 있는 와인을 자신의 잔으로 옮겨 부었다. 그리고 서민준이 한쪽에 놓아둔 술병을 훑어보았다. 도수가 높은 와인병이 열려 있었고 강도윤은 서늘한 눈빛으로 서민준을 바라보았다. 서민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형, 나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최지은 씨가 주량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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