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4화
눈을 뜬 최지은은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웠다.
주변을 살피며 눈을 비비던 그녀는 낯선 침대 위에 누워 있다는 사실에 잠시 얼어붙었다.
방 안은 차분한 회색과 흰색으로 꾸며져 있어 깔끔하지만 어딘가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최지은은 잠시 멍하니 방 안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 자기 옷이 온전히 입혀져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도 아무 문제가 없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순간, 낮고 무거운 남자의 목소리가 문가 위치에서 들려왔다.
“너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을까 봐?”
최지은은 급히 머리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보았다.
편안한 차림으로 문 앞에 서서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강도윤의 눈가에는 못마땅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당연히 아니죠.”
더 이상 침대에 누워 있을 수 없었던 최지은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도윤은 그녀를 흘끗 내려다보며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겨우 그 정도 주량으로 따라주는 술을 겁도 없이 마셔?”
최지은은 얼굴이 붉어졌다.
“레드 와인 한 잔 정도는 괜찮을 줄 알았죠.”
한 잔의 와인 때문에 이렇게 취할 줄 그녀도 생각지 못했다.
강도윤은 우월감 섞인 눈빛으로 최지은을 내려다보았다.
“지금 내 앞에서 예측력이 별로라고 인정하는 거야?”
갑작스러운 업무 관련 질문에 조금 전까지 느슨했던 최지은은 곧바로 정신을 바짝 차렸다.
“강 대표님, 결점 없는 사람 어디 있겠어요. 제 주량을 과신한 건 맞지만 제 업무 능력만큼은 전혀 문제없어요. 믿어 주세요.”
강도윤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말없이 침실을 나갔다.
최지은은 급히 침대에서 내려 따라가려 했지만 다시 돌아서 침대 시트와 이불을 정리한 뒤 방을 나섰다.
한결같이 담담한 표정의 남자는 두 손을 가지런히 얹고 등을 살짝 소파에 기댄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마치 더 설득력 있는 말을 기다리는 듯했다.
최지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마음을 다잡은 뒤 강도윤 옆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강 대표님, 저...”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